[단편] [카타나가타리]박도 하리 裏 - 야스리 나나미에 의해 잊혀진 허도와 검성의 싸움 -

“시치카, 시치카!”

눈을 대신해서 막 피어난 벗꽃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는 음력 3월, ‘그’의 편지를 막부의 사람에게서 건네받은 토가메는 그 편지를 펼쳐보기 무섭게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시치카를 향해 돌아갔다.

4개월 전, 박도 하리를 손에 넣고 막부에서 홀연히 사라진 타검사 사비 하쿠헤이, 아직 오지 않을거라 생각한 그의 도전장이 벌써 자신들 앞에 온 것이었다.

예상대로라면 사비의 도전은 자신이 알고 있는 5개의 칼을 수집 후가 될 터였으나 칼을 세자루 모은 시점에서 도전이라니… 뭔가 있는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일까? 어느쪽이든 토가메로선 좋은 일은 아니었다.

“시치카! 일어나라!”

기세좋게 문이 열리며 토가메의 외침이 창고에 울려퍼졌다. 막 잠이 들었던 시치카는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반쯤감긴 눈으로 토가메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토가메, 막 잠이 든 참이었다고”

“이걸 봐라 시치카”

“보라고해도 말이지, 나 글 못 읽는다고?”

“크흠, 그럼 잘 들어라. 사비 하쿠헤이의 도전장이다. 4월 15일, 과거 일본 제일의 검호 두사람이 검을 나눈 간류岩流섬에서 일본 제일의 검사를 결정하자는 내용이 적힌…”

“일본 제일인가…”

시치카는 약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투로 말하며 달을 올려다 보며 자신의 누나를 떠올렸다. 자신보다 3살 연상인 누나, 야스리 나나미. 자신보다 명백히 강하며 아버지 말이 맞다면 섬에 도착하기 그 이전부터 당시 ‘일본최강’이었던 그녀를 두고서 일본 최강을 정한다니… 이거 완전 2인자 결정전 아닌가-

“왜 그런가 시치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장소가 간류섬? 확실히 검사로선 성소라지만… 하필 그곳인가“

“뭔가 문제라도?”

“별건 아니고…”

“아니고?”

“네가 말한대로의 실력자라면 간류섬이 남아나게 될지 걱정이 되서 말이야-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검사끼리의 대결이라고- 고작 두 사람에 의해서 폐허가 되거나 할 리가 없지 않는가!”

“그런겠지?”

하지만 토가메는 몰랐다.

이후 두 사람의 대결에 의해 간류섬의 면적이 절반가량 사라지게 될 것이란 것을, 이때는 그 누구도 몰랐다.



약 보름 후 간류섬 인근

“토가메, 사비녀석은 보여?”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잖나. 그렇게 긴장할 것 까지는…”

그렇게 말하던 토가메는 갑작스럽게 섬쪽에서 느껴지는 박력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모래사장에 서 있는 엄청난 박력의 타검사, 사비 하쿠헤이의 모습이었다.

“저 녀석이?”

“그래, 저 남자야 말로 현 일본 최강이자 막부 최강의 검사이며 박도薄刀 하리針의 소유주, 사비 하쿠헤이다.”

배를 저으면서 투기를 발하고 있는 사비를 본 시치카는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상당한 투기를 발했다. 그렇게 두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사비는 바다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시작은 천천히였지만 어느샌가 빠르게 발을 놀리기 시작한 그는 이내 물 위를 ‘달리는’ 묘기를 보이며 해안에서 아직 10장(30m)정도 거리에 있는 토가메와 시치카를 향해 뛰어들었다.

“뭣?!”

“토가메!!”

제빨리 토가메를 배 밖으로 밀치는 시치카, 그리고 그 순간에 맞춰 사비의 칼이 배를 갈랐다.

“박도한정 오의, 박도개안薄刀開眼-“

사비의 나지막한 말과 함께 시치카와 토가메가 타고 있던 배가 반으로 잘려졌다. 아니, 배를 중심으로 약 5장 가량에 달하는 바다가 반으로 쪼개저 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뭐?!”

난데없이 시치카에게 밀려 바다에 떨어진 토가메는 보지 못했지만 배에 남아있던 야스리 시치카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것이 현 일본 최강의 실력!’

시치카는 갈라진 배에서 내려 바닥에 착지했다. 물론 착지하기 무섭게 사비의 맹공이 그를 엄습했다. 정수리에서부터 떨어져내리는 검을 발을 빼 피하고 사선 아래쪽으로부터 올려 베는 참격은 상반신을 한껏 수그리며 피했다.

그리고 그 직후 이어진 예상치도 못한 궤도에서의 세번째 참격, 만약 시치카가 조금만 늦엇다면 머리카락이 뭉텅 잘려나가 버렸으리라.

“이런 수준의 참격이라니-!“

시치카는 섬에서 나온지 석달만에 진심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물론 게고쿠성의 우네리 긴카쿠때도, 이즈모 다이센 산즈신사의 신주 츠루가 메이사이때도 목숨의 위협을 느끼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앞의 두번… 아니 마니와니때를 포함해 세번과는 차원이 틀릴정도의 위협이었다.

“소생에게 두근거리길 바라오”

“남자에게 두근거리는 취미 따윈 없거든!”

토가메랑 넉달 가량 지낸 탓일까? 아니면 사비 하쿠헤이가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일까? 그의 대사에 비아냥이 뒤섞인 대답을 한 시치카는 사비의 참격을 피하면서 몸안으로 파고 들었다. 시치카에 비해 키가 많이 작은 그였지만 시치카는 몸을 자신의 몸이 절반이 될 정도로 숙인 후 파고 들었다. 아니 파고들려 했었다.

자신의 턱을 노리는 검집의 두번째 참격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우왓!”

“조금 빨랐나”

사비 하쿠에이에게 검성의 칭호를 안겨다 준 기술 역전몽참逆転夢斬이 시치카의 턱을 노린 것이었다. 역시 검성의 칭호를 안겨다 준 기술답게 그 기술의 위험성은 우네리 긴카쿠의 영섬零閃에 필적할 정도- 그의 검권劍圈은 절대영역이 펼쳐진 영섬에 필적할 정도로 위협적이고 압박적이었다.

시치카가 역전몽참을 피하기 무섭게 갈라졌던 바다는 빈곳을 채우기 위해 매섭게 몰아쳤다. 찰나, 단 한순간에 펼쳐진 두사람의 공방은 다섯합. 그 다섯합만 하더라도 보통의 권사라면 채 일합도 받아내지 못할 정도의 날카로움들이 담겨있었다.

빈곳을 채우기 위해 바닷물이 몰려들었다. 사비를 견제하던 중 자신도 모르게 휘말린 시치카와 재빨리 뛰어올라 피한 사비, 뛰어오른 사비는 휩쓸린 시치카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 것을 느꼈다.

“시치카!!!”

오와리 막부 야나리 쇼군가 직할 예봉소 군소 총감독, 자칭 기책사 토가메가 배의 파편을 잡고 표류아닌 표류를 하고 있었다. 시기가 꽤 이름에도 불구하고 바다에는 상어가 보였다. 아마도 계절을 착각한 녀석들이리라. 하지만 지금 그런 녀석들에 의해 결투를 방해받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 상어에게 위협받고 있는 토가메에 의해서지만.

키이이잉-

귀를 찌르는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토가메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던 상어가 반으로 갈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는 나지 않았으며 바다에 떨어져서야 피가 번져나오며 주변바다를 물들였다. 하지만 그 직후 번져나온 피에 다른 상어가 근처에 있는 토가메를 향해 몰려들었다.

“토가메!!”

어느샌가 토가메의 곁으로 온 시치카는 바다 위라는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무판자를 발판으로 삼아 상어의 양 아가미에 수도를 박아넣어 죽여버렸다.

시치카는 상어가 죽기 무섭게 토가메를 건져올린 후 배의 파편을 발판삼아 섬쪽으로 달렸다.

“시치카, 사비는?!”

“지금… 섬쪽으로 돌아가고 있어.”

“맛보기라는 건가…!”

시치카와 토가메, 두사람은 사비의 행동에서 그것을 명백히 느꼈다. 자신들이 시키자키 키키의 완성형 변체도를 걸고 싸우기 합당한 존재인지 방금전의 공격으로 ‘재어본’것이었다.

“시치카…”

“아아, 알고 있어. 나도 지금 상당히 화가 났으니까”

비록 최강이라 생각하는 누나가 있어 비교당하거나 하는데 익숙해졌다 생각한 시치카였지만 역시 누나가 아닌 타인에게 이런 식으로 시험 당하는 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느새 해안가에 도착해 토가메를 내린 시치카는 그대로 카키츠바타 자세를 취한 직후 모래 사장을 달리며 사비 하쿠헤이를 향해 화살이 쏘아지듯 발차기를 날렸다!

“허도류 바라!”

우네리 긴카쿠에게 일격을 먹인 공중 앞차기 기술인 바라가 막 맹렬한 속도와 기세로 사비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그것을 몸을 비틈으로서 가볍게 피한 사비는 그대로 시치카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무음 무형 무기척, 박도 하리기에 가능한 무음 무형의 참격이 시치카의 목을 노리고 날카롭게 휘둘러진 것이었다.

“우앗!!”

공감각이라 해야할까? 한달전 천도 츠루기의 최초의 한자루를 찾아낸 그 감각이 시치카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 감각에 그는 재빨리 몸을 젖히며 미끄러지듯 사비의 참격에서 벗어났다.

“큿!”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당할뻔했다.

만약 공감각성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간류섬의 해안가를 나뒹굴고 있었을 터였다.

“역시 허도류라는 건가… 설마 이 참격마저도 피할줄은”

“뭐?”

“본격적으로 가도록 하지.”

지금까지의 싸움이 손대중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땅을 강하게 박찬 사비 하쿠헤이는 칼을 칼집에 집어넣은 후 시치카에게 접근하기 무섭게 땅을 강하게 딛으며 칼을 뽑았다.

단순한 발도, 우네리 긴카쿠의 영섬처럼 반응하기 힘들정도의 빠름도, 츠루가 메이사이의 허를 찌르는 속임수도 없었지만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다가오는 그 발도는 시치카로서도 반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본래라면 이러한 뻔히 보이는 발도 정도는 가볍게 잡아줄 터이나 검성의 참격은 뻔히 보임에도 잡을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수집대상인 박도 하리가 잡는 것 만으로도 부서질 만큼 약한 칼이란 점도 있으나 그것보다는 그 발도를 잡으려는 순간 자신의 손이 잘려 나갈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버린 탓이었다.

그만큼 사비의 발도는 완벽하고 위협적이었다.

그의 발도를 피한 시치카는 그대로 허도류에서 가장 빠른 오의 경화수월鏡花水月을 사용해 반격을 가했다.

그 속도는 비록 영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금 사비 하쿠헤이가 보여준 발도보다 빨랐다. 그러나 상대는 검성-

단순히 빠른 것만으로 그를 잡기에는 여러가지로 모자랐다.

아직 칼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칼을 완전히 거두는 대신 손잡이로 시치카의 팔을 쳐서 그의 경화수월을 빗겨냈다.

완벽한 궤도를 그리는 참격斬擊 이었기에, 그렇기에 팔에 부담이 거의 가지 않았기에 가능한 행위였다.

“크읏!”

“후우-“

예상치도 못한 사비의 일격을 팔에 허용한 시치카, 그리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사비.

허도虛刀와 검성劍星 두 천재들의 싸움은 지금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이 무슨…!”

토가메는 눈 앞에 보이는 결전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저 두명의 검사의 싸움이라 생각했었지만 두 사람이 보여주고 있는 싸움은 솔직한 말로 검사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래사장에서 시작된 싸움은 어느샌가 섬 안쪽으로 옮겨졌다.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숲, 단단하기 짝이 없는 바위들이 가득한 바위산, 어느쪽이든 검사가 싸우기에는 지극히 불리한 지형이고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곳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치카와 사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러한 곳들을 종횡무진하며 나무를 자르고 바위를 가르며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허도류 제 사의 오의 유록화홍柳綠花紅!”

시치카의 외침과 함께 그의 주먹이 바위에 작렬했다. 일견 무의미해 보이는 분풀이의 가까운 행동이나 그 주먹에 담긴 충격은 바위를 타고 그 너머로 해방되어 강렬한 폭풍을 일으켰다. 유록화홍은 본래 이러한 오의가 아니지만 이럴 필요가 있을 만큼 사비는 무시무시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폭풍을 단번에 베어가른 사비는 그대로 거리를 좁혀 시치카가 뒤에 있는 바위를 베었다.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베고.

바위가 돌멩이가 될 때까지 참격을 날린 사비는 시야를 가리고 있는 돌멩이와 모래먼지 사이로 시치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시치카의 몸을 베기 위해 하나의 기술을 준비했다.

역전몽참을 발전시킨 신기에 달한 거합, 그 기술이 시치카의 몸을 반으로 가르기 위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이름하여 일규도전一揆刀銭

발도할 것 처럼 보였던 첫번째 움직임은 허초, 그대로 반대로 몸을 튕기듯 회전하는 그의 움직임은 마치 팽이와도 같았다. 그 원심력으로 칼집째 시치카의 머리를 노리는 두번째 움직임-

하지만 시치카도 완성형 변체도를 얻기 위한 싸움 외에도 몇번의 싸움을 거치면서 허초를 읽을 수 있었기에 그 모래먼지 속에서도 첫번째 허초를 읽어 두번째 움직임에 대비하며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허초- 시치카가 칼집의 공격을 피하기 무섭게 그는 다시한번 왼발을 강하게 딛으며 몸을 튕기고 반대로 회전을 걸면서 칼을 뽑았다.

상상하지도 못한 움직임, 그리고 상상조차 못한 궤적을 그리는 공격-

시치카의 어깨를 노리며 발해진 이 참격은 그야말로 섬전과도 같아서 시치카로서도 피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더구나 몸을 숙여서 피하고자하면 역전몽참처럼 이어질 ‘이격째’가 심히 걸렸다.

“이걸로 끝이오!”

“이런!”

피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황, 그 상황속에서 시치카는 자신의 발 밑이 꺼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 실제 발 밑이 꺼져 내렸다.

둘이 싸우고 있던 바위산이 시치카의 수도와 족도에 의한 충격과 사비의 연이은 참격에 이기지 못하고 쪼개져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으왓!”

사비의 참격은 빗나가고 떨어져 내리던 시치카는 그대로 발을 놀리며 파편을 피하고 떨어져내리는 바위들을 밟으며 다시 위를 향해 달렸다.

어느샌가 쪼개진 바위산 위에 도착한 시치카는 먼지구름 속에서 사비를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사비는 어디에…!”

“타핫!”

먼지구름을 뚫고 시치카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 사비, 시치카는 재빨리 자신이 서 있던 발판을 부숴 사비의 참격을 피한 후 삼각차기로 사비의 옆구리를 향해 허도류의 기술 유리를 날렸다. 완벽한 순간의 기습-

막을래야 막을 방도가 없는 상황-

그러한 상황임에도 사비는 재빨리 칼집을 들어 올림으로서 공격의 위력을 반 이상 죽였다.

“칫…!”

“위험했소이다.”

연약하기 그지없는 박도 하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특성을 완벽히 살리며 마치 절도 칸나처럼 섬세하고도 거칠게 다루는 사비 하쿠헤이는 분명 천재였다. 분명 재능만 따지면 야스리 나나미 다음가는 천재-

야스리 시치카가 여태까지 쌓아온걸 완벽히 받아들이고 또 이어나갈 ‘전승’의 천재라면 사비 하쿠헤이는 칼의 특성을 완벽히 파악해 그것을 이용하고 사용하는 ‘응용’의 천재였다. 서로 전혀 다른 부류지만 천재임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물론 야스리 나나미의 존재 때문에 두번째로 치부될 재능이며 강함이지만-

“이것이 두근거림이란 건가… 싸움의 흥분이란건가? 토가메를 위해서만 싸우는 나지만 이런 느낌 나쁘지 않은걸?”

“소생도 모처럼 두근거리고 있소-“

매번 ‘소생에게 두근거리길 바라오’라고 말하는 사비 하쿠헤이지만 실제로는 싸움속에서 단 한번도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조나 다름 없었다. 너무나도 강했기에, 너무나도 천재적이었기에. 사비 하쿠헤이라는 이름의 검성에게는 적이 없었다.

자신과 일합을 나눌만한 존재고 없었던 것이다.

자칭 호적수라 말하는 바보들은 많지만 그들 전부 사비가 적당히 상대해주는 것도 겨우 받아내는 녀석들- 지금처럼 전력을 받아낼 만한 녀석들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사비 하쿠헤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저주받은 운명에 감사했다. 설령 돌아가신 어머니 사비 쿗켄은 가급적이면 시키자키 키키가 내린 저주받은 운명에 엮이지 말라고 했으나 어머니만큼은 아니더라도 검에 그야말로 천재적이라 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 사비에게 그것은 무리였다.

그것만큼은 무리였다

팡-

사비의 폭축지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간을 접었다. 허도류의 거리인 사실상 영거리까지 파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치카의 눈에는 여유가 없었고 .사비의 눈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속지검速遅剣”

칼집과 칼등, 그리고 칼 장식을 이용한 거리조절이 자유로운 참격인 속지검, 허도류의 거리인 영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치카가 사비를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물론 위력은 여타의 검격에 비하면 약했지만 그래도 사비 정도의 실력자가 행하는 참격, 힘이 덜 실리더라도 위험성은 덜하지 않았다.

“위험해…!”

아무리 자신의 거리라고하나 상대에게 우선권이 가있는 이 상황은 결코 좋지 못했다.

“시치카!!”

“토가메?!”

어느새 따라온 토가메의 외침에 시치카는 재빨리 발판을 박살낸 후 구르듯 거리를 벌리며 토가메의 곁으로 향했다.

“토가메, 갑자기 왜 부른거야?”

“지금처럼 싸워선 곤란하다. 소모전이 되면 사비 하쿠헤이가 원하는대로 가게게 되어버려. 그리고 시치카, 기본적으로 네가 몸집이 더 큰 이상 장기전은 불리하다.”

“그건 알고 있지만서도… 방법이!”

“시치카- 귀를-“

토가메가 시치카에게 뭔가 말하는 사이 사비는 어느샌가 그 두사람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토가메와의 대화를 마친 시치카는 카키츠바타의 자세를 잡으며 사비 하쿠헤이를 바라보았다. 사비도 시치카를 바라보며 공격을 준비했다.

“박도 한정 오의 박도개안薄刀開眼”

키이이잉-

사비가 칼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칼바람이 땅에 상처를 남기며 시치카를 향해 날아갔다. 시치카는 진공의 참격을 피하며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폭축지만큼은 아니나 명백히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의 빠름을 지닌 보법-

그 보법으로 시치카는 사비에게 돌진하는듯 하더니…

이내 옆으로 빠져 숲쪽으로 달려갔다.

“잔재주를!”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박도개안의 참격이 숲을 망가뜨렸다. 하지만 시치카는 개의치 않고 숲을 가로지르며 바위산쪽으로 향했다.

그런 시치카의 모습을 보며 사비도 폭축지를 사용해 시치카의 뒤를 쫓았다. 땅을 박차고 나무를 발판으로 삼아 날아오른 사비는 바위산에 도착한 시치카의 모습이 보이자 진정한 박도개안薄刀開眼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쓴 박도개안이 박도 하리의 특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초진동을 발현시켜 참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킨 것이라면 이 박도개안은 침술의 요령으로 칼을 박아 넣은 후 초진동을 일으켜 내부에서부터 엄청난 파괴를 일으키는 기술이었다.

만약 시키자키 키키가 이 기술을 봤다면 분명 이리 말하리라-

시대를 초월한 검기-라고

“박도개안薄刀開眼!!!”

사비의 칼이 바위산에 박히기 무섭게 칼이 박힌 곳을 중심으로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균열은 이내 붕괴로 변하여 산사태를 일으켰다. 당연하게도 산 자체가 반쯤 무너져 일어나는 산사태에서 시치카가 자유로울 수는 없었고 시치카는 사비의 노림 수 대로 산사태속에서 겨우 자세를 잡으며 떠내려 왔다.

발판을 무너뜨려 공격을 피한다는 방법은 봉쇄된 상태-

이번 일격으로 시치카를 벨 수 있다는 말이 었다.

이 두근거리는 시간이 끝나는 것이 아쉬운 사비였지만 결착을 내지 않는 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었다.

“일규도전一揆刀銭!!”

허초에 칼집까지 이용한 빈틈없는 이단 삼격의 발도술. 그 공격이 지금 산사태에 휩쓸려 내려오고 있는 시치카를 향해 휘둘러졌다. 아니, 휘둘러졌어야 했었다.

“뭣?”

어느샌가 뛰어오른 시치카, 토가메가 시치카에게 알려준 계책이란 단순하면서도 지극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지금까지 시치카는 사비 하쿠헤이의 참격을 피할 때 발판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그런만큼 사비 하쿠헤이는 시치카가 발판을 무너뜨리는 것을 전제로 움직일 터였고 시치카는 그 생각의 사각을 이용해 발판을 무너뜨리는 대신 뛰어올라 역습하는 작전이었다. 설마 사비가 먼저 발판을 무너뜨려 행동을 제한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서도-

“허도류 제7 오의 낙화낭자洛花狼藉!!”

뛰어오른 시치카는 허도류의 일곱번째 오의인 낙화낭자를 사용해 사비의 왼팔을 부러뜨렸다. 뼈가 드러날 정도의 골절-

역전몽참이나 일규도전 등 칼집을 사용한 오의는 사용 불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보다 정상적으로 보자면 전투 속행이 불가능 할 정도의 상처-

하지만 사비는 이를 악물고 박도개안을 시치카를 향해 내질렀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가슴에 마치 철퇴에 맞은듯한 충격이 작렬 했다.

“커헉!”

허도류의 제 3오의 백화요란百花燎亂이 사비 하쿠헤이의 가슴에 작렬하며 그 충격이 내장을 뭉개뜨렸다. 그렇게 한나절에 걸친 허도와 검성의 일본 최강을 건 싸움의 결말이었다.



“역시 되다만 실패작은 시키자키 키키의 완료형 변체도 허도 야스리에 이길 수 없는 것인가…”

“뭐?”

“그래도 좋겠지. 평생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하고 죽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 두근거림 나쁘지 않아”

“잠깐 사비, 그게 무슨 말이야? 시키자키 키키의 완료형 변체도 허도 야스리라니… 허도류가 시키자키 키키의 작품이라니”

시치카는 사비의 말의 진의를 알기 위해 그에게 물었으나 사비는 이미 죽은 상태-

그 입이 열릴 일은 두번다시 없으리라-





써봤습니다.

써봤습니다.

결국 써버렸습니다.

나오지 않은 박도하리편을 대신해 전투장면을 상상해 써봤습니다.

박도 하리의 낚시는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정말 너무했어요.

by 히무라 | 2013/07/01 00:26 | S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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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삼원색 at 2013/07/01 16:51
이야기 시리즈는 잘 모르지만 두근 거리는 싸움이군요.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3/07/01 17:29
하지만 본편엔 나온적 없는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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