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맨ZX어드벤트]록맨ZXA after story side

"빌어먹을 알버트 개자식!!!"

일단 자신의 조상임에도 불구하고 가차없이 욕을 내뱉은 여인 애쉬는 빈사상태에 가까운 그레이를 들쳐 업고서 밖으로 향했다. 애쉬와 그레이의 라이브메탈 모델A는 방금의 사투로 박살나기 직전까지 갔었던 터라 한동안은 사용할 수 없었다. 만약 헌터로서의 신체능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탈출 시도하는 것 조차 힘들었으리라.

그것도 거의 한계에 다다랐지만 말이다.

"제길 시스템중추가 다 박살 났을 텐데 왜 경비용 메카니로이드가 아직도 움직이고 있는거야!"

레이저샷을 이리저리 쏴대며 경비용 메카니로이드를 박살내던 애쉬는 폭발 저 건너편에서 보이는 새하얀 빛을 보며 화색을 띄웠다. 시스템이 박살 난 관계로 경고신호인 붉은 빛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보이는 새하얀 빛은 밖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란 말이었다. 그리고 그 자연광이 가지는 의미는 밖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과 다름 없었다.

"밖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그레이. 꽉 잡고 있어"

"….."

역시 부상이 심한 것일까? 그레이는 대답없이 손에 힘을 약간 더 주었다. 아마 이게 한계일 것이다.

아무리 마스터 알버트의 예비용 육체로 만들어진 레플로이드라고 하나 그만한 부상을 입고서 아무렇지 않을리 없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빨리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다리에 좀더 힘을 주던 애쉬는 묘한 부유감을 발밑에서 느꼈다.

"응?"

무너져내리는 발판, 아마도 이 부유요새가 완전히 한계에 다다른듯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탈출도 하지 못했는데 발판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은 애쉬로선 전혀 달갑지 않았다.

"큿!"

발판이 완전히 무너내리기 전에 가까스로 다른 발판으로 건너간 애쉬는 재빨리 발을 놀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격해오는 경비용 메카니로이드들이 무지 거슬렸지만 대응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발판이 무너져내리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발걸음을 늦췄다간 추락해버릴 상황이었으니까.

그렇게 다급한 순간, 애쉬가 가지고 있는 통신기로 통신이 들어왔다.

[애쉬 무사해?]

[지금 네가 향하는 곳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쪽으로 나오면 우리가 받아줄게!]

"반, 엘 언니!"

애쉬는 통신으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반색하며 외쳤다. 라이브메탈 모델X의 소유주이자 예전 세르판 컴퍼니의 사장 세르판이 모델V로 일으킨 사변을 물리친 영웅들-

그 두사람이 지금 자신들을 구하러 온 것이었다.

"땡큐,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와줬어! 안그래도 어찌 탈출하나 고민중이었는데"

밖으로 나가면 상황은 조금 났지만 그래도 공중이라 그대로 추락했다간 어찌 될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대로 빠져나가면 되는거야?"

[그대로 직진하면 되는데… 이런!]

"왜 그래?"

엘의 침음성에 애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그 침음성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출구를 가로막고 있는 엄청난 양의 외벽자재, 그것을 뚫기 위해서는 라이브메탈의 힘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 모델A들은 거의 박살나기 직전의 상태- 이 상태에서 변신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제길… 거의 다 왔는데!"

애쉬의 비통한 절규,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었다.

[반, 대신 운전하고 있어봐. 모델 엑스 록온!]

엘의 외침이 통신기 너머로 들려왔다. 라이브메탈 모델X로 변신한 것이다. 그녀의 외침과 함께 밖에서부터 맹렬한 버스터 세례가 쏟아졌다.

물론 외벽의 강도가 강도인탓인지 한방에 뚫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착실하게 깎아내고 있었다. 물론 챠지샷이나 스파이럴샷을 쏘면 단번에 뚫을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애쉬들이 있는곳까지 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했다.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애쉬는 불안해하면서도 엘이 빨리 가로막고 있는 잔해들을 치워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바로 근처까지 무너져내린 발판-

죽음을 직감하고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은 순간 등이 가벼워지며 뒤에서 빛이 일었다. 그 빛은 애쉬가 늘상 봐온 빛- 록온의 빛이었다.

"그레이?! 잠깐 뭘 하려는거야!"

어느새 깨어난 걸까? 록온을 한 그레이는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버스터를 전면을 향해 겨누었다.

"타겟 세트- 호밍 완료, 기가 호밍 버스터"

나지막한 그레이의 말과 함께 그레이의 버스터에서 부터 십수발의 섬광이 잔해를 향해쏟아졌다. 약한부분만 확실히 노린 그레이의 호밍샷은 외벽의 잔해를 완전히 날려버리며 큰 구멍을 뚫었다. 그레이가 뚫은 구멍을 보며 애쉬는 환한 표정으로 외쳤다.

"이제 탈출 할 수 있어! 가자 그레…"

고개를 돌려 그레이를 본 애쉬는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록온이 해제된 그레이가 바닥에 쓰러진 탓이었다.

"그레이!!"

다급히 그레이에게 다가가는 애쉬, 그녀는 쓰러진 그레이를 들쳐업고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어느새 바로 근처까지 무너져내린 발판, 애쉬가 서 있는 발판도 그 영향으로 상당히 불안해진 상태-

아차하는 순간 바로 떨어질 터였다. 그리고 그레이를 업고 있는 애쉬의 달리기 속도로는 떨어지는 발판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제길… 이제 한걸음인데…!"

한걸음, 애쉬에게 모자란 것은 그 한걸음이었다. 한걸음만 있으면 아슬아슬하게 걸칠 수 있음에도 그 한걸음이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다.

"걱정하지마, 넌 살 수 있어"

"뭐?"

"그리고 기다려줘, 언젠가는 돌아갈 테니까."

"잠깐 무슨말을 하는거야?"

힘이 없는 그레이의 목소리에 반문하던 애쉬는 자신의 등을 미는 힘을 느꼈다. 그다지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애쉬의 모자란 한걸음을 메우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밀려난 애쉬는 엉겁결에 튀어나온곳을 잡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허전함에 불안감을 느끼고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뭔가 끊어진듯한 표정으로 떨어져내리는 그레이의 모습을-

"그레이!!"

그 광경을 본 애쉬는 당장이라도 손을 놓고서 그레이를 따라 떨어지려했다. 하지만 어느새 도착한 엘은 그런 애쉬를 가로채며 밖으로 나왔다.

"놔, 놔줘 엘 언니! 그레이가!! 그레이가!!!"

"미안, 그레이는 맞출 수 없었어- 그보다 빨리 나가지 않으면!!"

"그레이!! 그레이!!!"

비통한 애쉬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엘은 삼각차기를 통해 파편을 타고 오르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애쉬는 살아남았다. 마스터 알버트의 공중요새와 함께 행방불명 된 그레이를 두고서-



"헉-"

식은땀을 엄청나게 흘린 애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일어났다. 일어나자 보인 것은 익숙한 천장과 몸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드디어 일어났어?"

"엘 언니…?"

"그때부터 3주나 지났어, 네가 깨어나지 않아서 얼마나 걱정했다고?"

걱정이 가득한 엘의 표정을 본 애쉬는 뭔가 떠올린듯 다급한 표정으로 엘에게 물었다.

"엘 언니, 그레이는요? 그레이는 어디에 있어요?"

애쉬의 표정속에서 그녀는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간절함-

지금까지 애쉬에게서는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감정,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애쉬에게 있어서 간절함이 있을리가 없었다. 애쉬는 자신이 하고지 하는걸 곧바로 행하고 또 지금까지 이뤄왔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일은 거의 다 자신의 손으로 이뤄왔고 또 그녀가 진실로 바라고자 한 일중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면 이뤄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간절함이라니… 그만큼 그레이가 소중한 것일까?

"아쉽게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 마스터 알버트의 공중기지 추락지점을 수색해봤지만 발견하지 못했어. 다행인 점이라면 그레이의 장갑이나 모델A의 잔해도 없었단거지."

"그게 무슨 다행이란 거에요!!"

애쉬의 절규, 하지만 엘은 그 절규에도 침착하게 애쉬를 위로하며 말했다.

"생각해봐, 그레이 녀석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서, 누구나가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생각해온 상황속에서 살아남은 녀석이라고. 그런 녀석인 만큼 잔해가 발견되지 않았단 것은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단 말이잖아?"

그건 그랬다.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사선을 넘어 불가능을 실현해 온 그레이가 그렇게 쉽게 죽을리 없었다.

"그렇네요. 그녀석이 그렇게 쉽게 죽을리 없겠죠"

엘의 말에 어느정도 납득한 애쉬는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우며 말했다.

"그 녀석을 찾으려면 빨리 나아야겠지."

"그래, 얼른 나으렴-"

엘은 그렇게 말하며 애쉬에게 주기위한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프레리, 조사는 어때?"

"반 입니까… 일단은 사령관이니 존대 해주세요. 라고 하고 싶지만 여태까지 안한 존대를 이제와서 할리는 없곘죠"

"그렇지 뭐, 그보다 조사 결과는? 뭔가 나온건 없어?"

"그레이 관련이라면 없어. 다른 부분이라면… 최근 잠잠하던 모델V에 의한 이레귤러가 늘고 있단것 정도?"

"설마 카피 모델V? 그거 이전 싸움에서 완전히 정지된거 아니었어?"

"마스터 알버트가 부활시킨게 여기저기 떠돌고 있나 봐. 일단은 원전 라이브 메탈인 모델V 오리진이 박살났다곤 해도 다른 라이브메탈 모델과는 틀리게 V,X,Z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으니까 말이지… 납득이 안되는 것도 아니야."

마스터 알버트에 의해 만들어진 두개의 모델A는 그렇다 치더라도 모든 라이브메탈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모델V 오리진과 모델X, 모델Z는 라이브메탈 중에서도 특별하다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모델V 오리진은 수백년전 최흉최악의 과학자 dr.바알이 남긴 흔적이었고 모델X와 모델Z는 Dr.바알이 남긴 모델V오리진을 막기위해 그것을 참조해서 시엘이라는 이름의 천재 여성과학자가 만든 것이었다. 자신이 알고있는 가장 강대한 존재들의 의지를 담아서-

물론 이러한 비사를 아는 것은 프레리 뿐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알려줄 생각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아니되었다.

설령 삼현인이라 불리는 자들이라 해도 그 진실을 가르쳐 줄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여기저기 모델V말고도 이상한 반응이 체크되었는데 혹시 알고 있는게 있어?"

"이상한 반응?"

반의 말에 프레리는 그가 넘긴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반이 넘긴 데이터에는 프레리의 기억을 자극하는 어떠한 장소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보이고있는 작지만 어딘지 의미심장한 에너지 반응…

프레리는 아직 에너지 반응이 작은것에 안도하면서도 굳은 표정으로 반을 향해 입을 열었다.

"반씨, 엘씨에게도 전해주세요."

"응?"

"이번 이레귤러 이상 발생사태가 진정되면 최우선적으로 저 포인트에 대한 조사를 부탁 드린다고요."

"왜? 뭔가 큰 일이라도?"

"….."

반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 포인트만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만약 제 예상이 맞는다면… 전 당신들을 포함해 가디언과 저와 친한 모든 이들을 희생하더라도 그것을 막아야 할테니까요"

"뭐?"

생각지도 못한 프레리의 말에 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반문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대답해주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왼팔의 인형을 만지작 거리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흐음, 재미있는 소체군. 인간을 복제해 만든 레플로이드라… 인간과 같은 수명도 지니고 있고 말이지."

10세 남짓한 모습의 소년은 유리관 안에 있는 청년, 그레이를 올려다보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백년전, 또 다른 자신은 인간과 레플로이드에게 증오를 품었다고 하지만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탐구, 하찮은 복수심이라던가 원한으로 인류와 레플로이드를 공격하거나 공포에 빠뜨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연구하기도 바쁜 세상인데 그런 시간낭비를 할 이유 따윈 추호도 없었다.

"뭐, 저쪽에서 먼저 건드린다면 모르겠지만서도… 그럴 일 따윈 없나?"

자신은 수백년전에 죽은 자신과 틀렸다.

일단은 같은 존재지만 엄연히 다른 개체-.

고작 복수 같은 하찮은 일에 자신의 천재성을 낭비한 바보와는 다르게 누구도 오지 않을 곳에서 자신의 연구만을 행한다.

그저 그것뿐인 소망을 행할 뿐이었다.

"그나저나 얼마나 지난지 모르겠군. 이정도로 기술이 달라졌을 줄이야 그리고…"

[네놈… 단순한 스페어 주제에!!]

"뭐야 또 부활한건가? 파편주제에 부활하난 빠르네 고작 잔류데이터 주제에 말이지"

소년은 자신의 근처에서 반짝이고 있는 보랏빛 파편을 보며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깨어나고 지난 4년간 지겹도록 자신의 주변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과거의 잔재'. 세간에선 라이브메탈 모델V오리진이라 불리며 찬양되고 혹은 위험시 되는 물건이었지만 소년에게 있어선 그저 귀찮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죽은지 오래된 망령이 이렇게 남아 있어도 되는거야? 불사의 형이라곤 해도 그렇게 된 상태에서까지 살 수 있진 않을 텐데 말이지"

[그러니까 내 몸을 내놓으란 말이다!!]

"싫은 걸~ 어차피 너도 나도 같은 존재잖아? 그러니까 바보성분을 담은 5%짜리 존재는 그냥 뒈져버려. 네가 내 몸을 차지했다간 천재인 이 몸이 열화되어 버린다고"

[뭐… 뭐라고!!!!]

보라색 파편은 소년의 말에 분노와 적의를 드러내며 외쳤다. 비록 세상에서 대악당으로 불리던 그였지만 엄연히 대천재라 불린 과학자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바보라니…

"실패한 쓰레기는 잠자코 있기나 해. 아님 얼른 저승으로 꺼지던가. 자신이 하고싶은걸 했다. 그리고 타인의 방해라지만 실패를 했다. 실험이외의 실패는 천재에게 용납되지 않는 거라고 쓰레기 양반-"

[네놈 스페어주제에…!!!]

"이봐, 계속 스페어라고 부르지마. 모델V. 본체도 아닌 주제에 너무 나대는거 아니야? 아니지 본체 맞구나 본체는 이미 그 엘이란 아가씨에게 박살났으니까 말이지"

[으그그그]

"뭐 일부러 움직일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 녀석이 여기에 온다면 약간 손정도는 봐줄게. 이 Dr.바일님께서 말이지- 아하하하하하하"

소년은 순진함과 잔혹함이 가득담긴 웃음을 흘리며 보랏빛을 번뜩이고 있는 파편을 향해 외쳤다. 그렇게 웃던 중 소년은 문득 뭔가 깜빡했었다는 표정으로 파편을 향해 물었다.

"그러고보니 '나'의 걸작인 오메가는 어떻게 됐어? 요정전쟁때 엑스와 제로에게 봉인된것까진 기억나는데 말이지-"

[…빌어먹게도 그 제로와의 싸움에서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아하하, 역시 제로. 전설의 레플로이드 중 하나네."

오메가가 파괴되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아주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일까? 보라색 파편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투로 그를 향해 외쳤다.

[뭐가 그리 즐거운 거냐!! 나의… 나의 걸작인 오메가가 반편이 레플로이드에게 패배했단 말이다! 오리지널 보디도 아닌 놈에게!!!]

"네놈도 과학자라면 그 상황쯤은 즐겨라- 솔직히 '나의 걸작'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죽다만 '제로'의 시체로 장난을 친 것 뿐이잖아. 솔직히 난 그거 때문에 자존심 왕창 상했었다고. 이 몸이 분석해내지 못한 그것을 만든 과학자에 대해서 말이야. 안 그래?"

[그… 그건…]

"네놈이 나라면 반드시 알거다. 그러니까 만들어주겠어. 오메가를 뛰어넘는 걸작을- 마침 재미있는 실험체도 있고 말이지."

소년은 유리관안의 그레이와 라이브메탈 모델A를 보면서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이거 알아? 저 라이브메탈 모델A란 물건 정말 재미있는 물건이라고. 설마 칩이 아니라 유전자 데이터를 통해 대상의 능력과 특징을 통째로 복사해내다니 말이야. 분명 이걸 만든 녀석은 '나'와 비견될 천재겠지.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뛰어 날지도 몰라. 어찌 됐건 저 비슷한 시스템을 만든 건 오로지 두명 뿐이었으니까 말이야.."

[무슨 말이지?]

"너, 내가 맞는거야? 어째 그들을 잊은거지… 그러니까 멍청이인건가 뭐 상관 없지만서도. 용서해줄께 쓰레기- 그러니까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 오메가에 대한 정보를 내놓은 후에 말이지"

[네놈 무슨짓을 하려…]

딱-

소년이 손가락을 튕기기 무섭게 파편의 보랏빛이 꺼지며 빛이 조사되었다. 파편을 '처리'한 소년은 그레이의 모습을 보며 즐겁다는 표정을 지었다.

"재미있어, 정말 재미있다고"

수백년전, 요정전쟁을 일으키고 라그나로크 사변을 일으킨 Dr.바일은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복수가 아닌 자신의 연구를 위해서-



수주 후, 가디언 베이스

"이제 갈거야?"

"가야지. 일단 헌터쪽 소속이기도 하고."

엘의 배웅에 애쉬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부상이라고는 하나 벌써 수주동안 헌터길드와 연락을 취하지 않은 상황. 슬슬 복귀하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위험했다.

"뭐, 한동안 급한 의뢰는 없으니 복귀한후 천천히 돌아다녀 볼 생각이지만 서도요"

"뭐, 너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렴, 요즘 카피 모델V에 영향을 받은 녀석들이 꽤 많아져서 걱정이 되."

"카피 모델V? 그게 아직도 남아 있었나요?"

"라이브메탈의 원전이 모델V오리진인 만큼 그것의 카피인 것들도 나름 힘을 갖추고 있다는 거겠지."

모델V오리진과 싸웠던 엘은 그때의 공포를 떠올리며 살짝 몸을 떨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독려해준 의문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되려 세르판과 모델V오리진에 당했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아참, 애쉬."

"왜 그래요 언니?"

"그저께 반에게서 재미있는 데이터를 받았거든- 잠시 전송해줄게"

휴대용 단말기를 조작해 애쉬에게 데이터를 넘긴 엘, 데이터를 받은 애쉬는 그녀에게 전송받은 데이터를 살피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추락지점에서부터 저 멀리 떨어진 북쪽구역을 스캔한 결과인데. 원래는 아무것도 없을 곳에서 에너지 반응이 발견되었어."

"그거 설마…?"

"뭐 확실한건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지?"

엘이 운을 띄우자 애쉬는 당장이라도 찾으러 갈 기세를 보이며 북쪽으로 진로를 잡고 있었다.

"일단 진정해"

성급하게 구는 애쉬를 향해 춉을 날려 진정시킨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겠다던 꿈꾸는 바보가 언제부터 사랑하는 바보가 된 것일까?

기적이라면 기적이고 신비라면 신비였다.

"아까도 말했지만 요즘 카피모델V이 판치고 있으니 무턱대고 가는 건 안 좋아. 더구나 북쪽은 구시대의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곳이라고. 가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지"

엘의 춉으로 인해 아픈 정수리를 감싸쥔 애쉬는 깜빡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수백년도 더 전, 구시대의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 지금까지도 복구되지 못한 곳, 그곳을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극한의 대지, 니블헤임이라고-

그러한 곳에 그레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하나의 소망을 담아 북쪽을 바라보았다.

"꼭 만나러갈게 그레이-"

그러한 애쉬의 소망을 축복하듯 해빛은 너무나도 반짝이며 내리쬐고 있었다.



-사족-

지금은 반파된 삼현인의 거처.

그 중심에서 과거, 그레이와 애쉬에게 한번 패배한 4인의 록맨이 삼현인 중 한명인 마스터 미하일을 둘러싸며 구류하고 있었다. 마스터 미하일은 난감해하면서도 침착하게 이러한 일을 벌인 원흉을 바라보았다.

"뭘 하는 겐가 마스터 토마스!"

"미안하네 미하일, 하지만 어쩔 수 없다네."

"뭐가? 설마 자네도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겐가!! 알버트와 같은 바보 같은 생각을!!!"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네… 알버트와 같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뭣?!"

"이 세상은 잘못되어 있어. 우리들이 만든 세상이지만 모순에 가득한 세상이지- 인간과 레플로이드의 구분이 없는세상… 다른 사람들은 이상향이라 말했지만 우리들 만큼은 더없는 위화감을 느껴왔어-"

"그랬지. 하지만 사람들이 바라고 원했기에 이 세상을 유지시켰다. 그건 자네가 가장 주장한 것이었잖나.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세상에 반영할 뿐이라고 그랬던 자네가 어째서?!"

"세상은 재탄생 되어야 해. 인간이 바랬던 모습으로 말이지…"

"토마스 자네…"

"미안하네 미하일, 한동안 구금해 두겠네"

"토마스!!!!!"

4인의 록맨에게 붙들린 채 절규하는 마스터 미하일을 뒤로하며 마스터 토마스는 결연한 표정으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지인의 영향을 받아서 한번 써본 록맨 ZX어드밴트 후일담을 담아본 글입니다.

연재할지는 고민중이지만서도....

사실 록맨ZXA는 분명 흥미로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록맨중에서도 반응이 눈물나는 작품중 하나지요.

개인적으론 유성의 록맨, 록맨 대쉬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작품중 하나랍니다.

by 히무라 | 2013/06/20 14:29 | SS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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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t 2014/03/11 00:39

제목 : http://helenmccro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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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암흑요정 at 2013/06/21 00:23
역시 클론 바일의 모습은 ↓이 모습?
http://rigvedawiki.net/r1/wiki.php/Dr.%20%EB%B0%94%EC%9D%BC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3/06/21 07:51
네 초판원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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