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대전 데몬베인[05]동화와 마도서

"정말인지... 여긴 오기 싫은데."

일전 하도우 루리를 비롯한 알과 이스가 일으킨 난동으로 인해 집이 무너진 다이쥬지 쿠로는 거의 한나절동안 무사한 집기를 찾아 뒤졌다. 애초에 몇가지 없긴 했지만 생각외로 많은 집기가 살아남아 있었다.

결국 살아남은 집기를 꺼내고 아파트에서 나온 쿠로는 결국 어쩔 수 없이 라이카네 교회로 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의 받은 돈은 이미 적금 넣어버린 뒤였고 하도우재벌에서 숙소를 제공해 준다고는 했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라이카씨의 교회에서 신세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그 영감님이 어떻게 라이카씨의 교회를 안걸까?'

조금 무례한 생각이엇지만 사실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번도 언급한적이 없는 라이카의 이름과 교회의 존재를 알고 있다니... 솔직히 의문이 들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었다.

'설마 뒷조사라도... 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라이카씨 잠시 신세좀..."

"쫙-"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연 쿠로는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물 세례에 바닥을 나뒹굴어 야만했다. 물론 그냥 물이라면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겠지만 물에 맞기 무섭게 피부가 따끔거리면서 눈에서 부터 엄청난 고통을 느껴야만했다.

"우옷! 옷!! 아파!! 뜨거워!!"

"헤헤, 어때 우리의 특제 고춧가루 물총이?"

"아프지 따갑지?"

"이 빌어먹을 애새끼들이!!!! 크아아아아악!!"

고통속에서 절규하는 쿠로. 그도 당연할 것이 고추가루를 물에 우려낸 물이다. 맞고도 멀쩡하면 그게 이상한 것이엇다. 특히나 어제일로 자잘한 상처가 많았기에 상처로 스며든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이 비명소리는... 쿠로? 괜찮은거야!"

어느새 안에서 부터 달려온 라이카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구는 쿠로를 안으며 진정시켰다. 겨우겨우 고통이 진정된 쿠로는 타오르는듯한 아픔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라... 라이카씨 오랜만..."

"정말 오랜만이네. 쿠로군. 그런데 저 소녀는?"

"아 저녀석은 알 아지프라고 마..."

"안녕하세요 쿠로씨의 육○형인 알 아지프라고 해요..."

순간 쿠로의 눈은 보았다. 안경을 쓰고있는 라이카의 이마에서 엄청나게 붉은 핏줄이 도드라졌다. 다른곳은 다 원래의 색깔이건만 오직 그 부분만이 붉었다. 마치 선혈과도 같이.

"쿠로군...."

너무나도 음산한 라이카의 말에 쿠로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죽는다. 살해당한다.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지 않았다간 그대로 매장당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도망치기엔 너무 늦은데다가 몸도 따라주지 않았다. 더구나 이미 잡혀있는 상황....

"방금 그 말 천천히 해주지 않겠어?"

눈에서 광택이 사라졌다. 안경에 광채 하나 없이 맑았다. 보통 이런때 보면 되려 눈이 안보이는데 너무나 티 없이 잘 보여서 무서웠다.

뭐라 변명하고 싶었지만 변명했다간 순식간에 살해당할것 같은 눈이라 입을 열 수도 없었다.

"조지, 콜린. 물총좀 주지 않겠니?"

뻗뻗하게 굳어버린 아이들은 그대로 고추가루가 잔뜩 풀린 물이 담긴 물총을 라이카에게 건넸다.

물총에서 물통을 분리한 라이카는 음산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를 흘리며 새빨간 물을 쿠로의 이마에 붓기 시작했다.

잠시 후 라이카의 교회가 있는 지역에서는 한 남자의 구슬픈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너무하잖아 라이카씨"

"미안 미안"

온몸에 붕대를 감으며 식사하는 쿠로는 라이카를 째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절묘하게 한마디를 내뱉은 알 아지프에 의해 본의 아니게 라이카로 인해 고춧가루물 고문을 당한 쿠로는 대략 3시간에 걸친 고추가루물 고문 끝에야 겨우 오해를 풀었다.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진 상황이었다.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야? 학교 중퇴한 이후에는 한번도 들리지 않았잖아?"

"한번도는 아니야 거의지"

"어쩄든, 그런데 어쩐 일이야? 일부러 찾아오다니"

"아니 잠시동안 신세좀 지려고."

"쿠로네 아파트가 무너졌느니라. 아주 불행한 사고지"

"네가 무너뜨린 거잖아!!!!!!!!!!!!!!!!!!!!!!!!!!!!!!!!!!!!!!!!!!!!!!!!!!!!!!!!!!!!!!!!!"

너무나 태연히 말하는 알 아지프의 말에 쿠로는 결국 폭발해 소리를 질렀다. 안그래도 그녀에 의해서 집이 무너진 것이 원통하기 짝이 없건만 남의 일처럼 말하는 알 아지프의 말에 분기를 못참은 것이었다. 물론 진실을 폭로하려는 쿠로의 시도는 아주 간단하게 침묵해버렸다.

알 아지프가 다른사람들 몰래 중압주문을 쿠로에게 걸어버린 탓이었다.

"푸갹-!"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였지. 결국 나와 쿠로는 그 사고에 의해 집을 나오는 수밖에 없었느니...."

"네가 부..."

딱-

"우갹!!"

알이 손가락을 튕기기 무섭게 한층 더 강렬한 중압이 쿠로를 압박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쿠로와 그것을 막으려는 알의 행동이 계속되고 결국 쿠로는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채로 바닥을 굴러야만했다.



"이번엔 좀 지나쳤구나 루리야"

"반성하고 있어요."

쿠로만큼은 아니지만 몸 여기저기에 붕대를 묶고 있는 루리는 할아버지인 하도우 코조의 훈계에 반성하는 기색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그 빌어먹을 헌책인 알 아지프의 도발에 넘어간 탓이라고는 하나 사람이 살고 있는 멀쩡한 아파트 하나를 완전히 붕괴시킨 것은 자신이 생각해도 좀 너무한 탓이었다.

결국 자신의 일로 인해 하도우 재벌에 상당한 손해를 끼치게 되었다. 그런 루리의 생각을 아는지 하도우 코조는 그런 루리의 생각을 정정해 주었다.

"손해 봤기에 뭐라한게 아니란다. 루리야. 사실 손해는 그리 심한편이 아니란다. 애초에 그 지역은 재개발 지역인데다가 이미 매입해둔 건물이었고 더불어 보상도 예정보다 좀 더 나가게 되었지만 예상범위 내였지"

"그... 그래요?"

"내가 나무라는건 그런게 아니라 네 애정이 네 아버지를 닮아서 조금 Deep한게 걱정이 되서란다."

"그... 그래요?"

"네 아빠도 한가닥 날렸지. 설마 그 와중에 네 엄마를 꼬셔서 널 임신시킬 줄은 몰랐으니까."

코조의 말에 루리는 그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올렸다. 확실히 딸인 그녀 자신이 보기에도 눈꼴 시린 두사람이었으니 부모 입장에선 어떠할까?

"조금 자중해야겠네요..."

"나이보다 일찍 선을 넘는 경우는 없도록 하거라"

"네..."

묘하게 침묵과 불안이 감도는 하도우가였다.



"여긴 꽤나 활기차구나"

"활기차다고 해도 애들뿐이지만."

폭로전 대결을 겨우마친 쿠로와 알은 라이카 크루세이드가 차린 밥을 먹으며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았다. 천진난만하다면 천진난만하지만 아까 그런 일을 당한지라 저 천진난만함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그러고보니 쿠로. 이스랑 그녀의 주인은 어떻게 되었나?"

"글쎄... 세든 집도 박살났으니 보상만 얼추 받고 고향집으로 잠시 내려갈걸? 학업이 있다해도 올해는 프나레 데우스가 개최하는 해니 사실상 학업 문제도 없을테고."

"좋지 않은 시국에선 다행으로 봐야하나? 뭐 그 녀석이 옆에 있는 이상 이쪽에 있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듯하지만."

알의 말에 쿠로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알을 바라보았다. 알은 쿠로의 반응을 보며 조금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쿠로 그 표정의 의미는 뭔가?"

"아니, 어제의 그 매도와는 다르게 상당히 신뢰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어제의 매도 옆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괴롭힘이나 다름없었건만 생각외로 신뢰하고 있는것이 잘 느껴졌다. 그런 쿠로의 말에 알은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 녀석은 분명 2등이다. 나보다 아래인 녀석이지. 하지만 2등이다. 나 다음가는 녀석이란 말이다. 그 실력 신용하지 않을리 없지 않느냐. 게다가 그녀석은 마도서 답지 않게 순수하니까 말이다. 자신이 선택한 이를 누구보다도 아끼는 녀석이다. 나와는 다르게..."

"뭐?"

"신경쓰지 마라. 하여간 그 2등 녀석은 신경쓸것 없는거군"

"그렇겠지? 그 녀석 고향 일단은 로스 엔젤레스니까"

"한동안은 보지 못하는거군"

"그렇지"

타타타-

식사를 하고있는 두사람을 향해 어느새 몰려든 교회의 아이들. 조지, 콜린, 앨리스는 한권의 책을 가져오며 알 앞에 섰다.

"알 누나 책좀 읽어줘"

"이몸은 바쁘니라. 다른 사람에게 부탁..."

"한가하잖아. 애들 부탁이니까 들어주지 그래?"

스파게티를 한껏 휘감아 삼키는 쿠로를 보며 알은 인상을 찌푸렸으나 며칠간 이곳에 신세져야 하는 이상 그냥 거부하는 것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결국 한숨을 내쉰 알은 애들이 주는 책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으려던 알은 책의 제목을 보며 눈을 휘둥그래 떴다.

"아무리 마도서가 넘치는 현재라지만 애들에게까지 마도서를 읽히는 건가?"

"무슨 말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잖아. 평범한 동화 아냐?"

"멍청한것. 그대는 마술사 지망이었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거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본디 마도서니라. 그것도 근래에 만들어진 것중 상당히 힘이 있는 마도서지"

"헤에... 그래서였나?"

"무엇이 말이냐?"

"전에 마도서 열람 허가 받았을때 이래저래 살펴보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랑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꽤나 엄중히 보관되고 있던걸 봤거든."

"아마 그게 원전이던지 아니면 그에 가장 가까운 사본일것이니라."

"누나~"

"알, 일장연설은 나중에하고 일단 책부터 읽어주는게 좋을것 같은데?"

재촉하는 아이들을 보며 쿠로 말하는 쿠로. 알은 하는 수 없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읽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이 마도서인지 아닌지 감별한 알이 었지만 이 책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하아, 작업 진전이 잘 안되네"

슬럼 한 구석에 있는 마도서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나이아는 이번에 서점에 들어온 마도서 목록을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이 가게를 운영한지도 벌써 10년 이상.

보통 사람은 지칠법 하지만 그녀는 조금(?) 특별한 존재였기에 지루하거나 힘든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이 오르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원하는 물건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크나 큰 실수라 할 수 있었다.

"뒤틀렸다지만 이정도로 뒤틀렸을 줄이야."

본래라면 이미 한참 전에 자신의 손에 들어와 있어야했다. 그렇게 '정해진' 이야기 건만 이번엔 아직도 손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 자신의 계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 중 하나. 그것은 다름아닌...

"나코토 사본-"

이스의 위대한 종족이 만들고 빙하기 이전 북극권을 지배해온 로마르 왕국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의 언어로 본역한 사본. 위대한 종족, 지구상의 생명을 탄생시킨 '올드 원(Old Ones)', '그레이트 올드 원(Great Old Ones)', 저주스러운 차토구아(Tsathoggua), 무궁하며 무적인 란-테고스(Rahn-Tegoth) 등에 관해 기술되어 있으며 그 이외에도 아우터 갓(Outer god)에 대한 기술과 문장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最古)의 마도서.

자신의 계획에 필요한 존재이자 조카의 파트너인 나코토 사본이 이번에도 없음을 확인한 그녀는 아쉬운 표정으로 목록을 이리저리 살폈다. 그러던 중 나이아는 책이 한권 빠져 있음을 깨달았다.

"어라? 한권 빠져있네. 어디보자... 거울나라의 앨리스인가"

빅토리아 시대의 수학자 루이스 캐럴에 의해 만들어진 동화책이자 마도의 힘을 담고 있는 마도서.

마도서로의 세월과 격은 낮은 편이지만 인지도와 수식으로 증폭된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만약 적당한 술자라도 만난다면 어지간한 원전 마도서에 비견될 만한 마도서였다.

"뭐, 아무래도 좋지만. 일단 업자에게는 말해 놔야겠네."

10년동안 장사를 해온 탓인지 어느새 업자의 실수에 대한 대처도 완벽해진 나이아였다.



식사를 마친 쿠로는 애들을 알에게 넘긴 후 몰래 빠져나와 발길이 닿는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간만에 온 탓인지 새 단장 한 곳도 제법 있었기에 이전과는 꽤나 다른 느낌을 주는 교회였다.

"그새 후원자라도 얻은건가?"

라이카씨의 교회는 정식으로 등록된 교회는 아니었기에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민간 후원자에 의존해야만 하는데 그 동안에는 성금형식으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었던 터라 그렇게 많은 금액을 확보할 수는 없었기에 허름하기 짝이 없었었다.

그탓에 라이카씨가 매번 힙겹게 보수하고 있었건만...

"본격적인 보수공사도 되어있고... 제대로 된 후원자를 얻은 건가?"

"큭..."

그렇게 바뀐 교회를 둘러보고 있던 쿠로는 안쪽에서 들려오는 심음성에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가슴을 움켜 쥔채 바닥을 구르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라이카의 모습을.

"라이카씨, 괜찮아?"

다급히 라이카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는 쿠로. 그런 쿠로의 부축을 받아 침대에 앉은 라이카는 힘겹게 책상위에 있는 약병을 가리켰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달은 쿠로는 재빨리 물과 함께 약병을 라이카에게 넘겼다.

약병을 받은 라이카는 힘겹게 약을 삼키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잠시 후 몸이 어느정도 진정된 라이카는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고마워 쿠로."

"괜찮은거야 라이카씨?"

"괜찮아. 언제나 있는 지병이라..."

"지병이라니... 내가 있을때는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옛날부터 있었던 병이야. 일정 주기마다 괜찮아졌다가 심해졌다가를 반복해서..."

"병원에라도 가보는건 어때? 요즘은 흑과학으로 인해 의료시설도 많이 발전했으니까 말이야."

"병원에서 알만한 병이 아니야."

'발견되면 더 곤란하고...'

"그런말 말고."

"참 끈질기구나 너도"

약병을 책상위에 올려둔 라이카는 수녀복을 맵시를 고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1시간 동안이나 쓰러져 있었던 이상 일이 얼마나 밀렸을지 모를 일이었다.



"응?"

알이 책을 다 읽어주기 무섭게 밖에 나와서 다른 아이들과 놀던 앨리스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한권의 책을 볼 수 있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표지에 금박과 철로된 장식이 붙어있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라는 제목의 책을 본 앨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까 자신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들은 탓일까? 아니면 자신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지닌 주인공의 책이기 때문인가. 그 책을 집어든 앨리스는 곧장 그 책을 펼쳤다.

물론 아직 읽을 수 없는 단어도 많았지만 앨리스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때 거울나라 앨리스로부터 검붉은 기운이 스며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며져 나온 검붉은 기운은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녀의 몸을 타고 올라와 그녀의 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대지를 물들인 검은 기운은 어느샌가 일렁임을 더해가며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마치 석유의 샘과도 같은 끈적이는 어둠 속에서 붉은 장갑을 낀 손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카드의 모습을 한 병사였고 그 뒤로 나오는 것은 갑옷을 입은 체스의 폰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병정들이 나오기 무섭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 앨리스에 나오는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마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앨리스는 그 탁류에 휘말려 삼켜져 버렸다.



"라이카씨, 이건?"

"그건 저쪽에다가 옮겨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하는거니까"

교회에 머무는 대신에 라이카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쿠로는 무지막지한 양의 지원 물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가고나서 얼마나 큰 후원자를 얻었는지는 몰라도 보통은 있을 수 없는 규모의 후원을 보며 조금은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엔 이걸 혼자 처리하는거야?"

"뭐 그렇지. 달리 쓸 사람도 없으니까"

"힘도 좋구만..."

"젊은 녀석이 투덜거리기는 힘좀 내봐"

라이카는 기운도 좋게 상자 두개를 번쩍 들어올리며 구호 물품을 옮기기 시작했다. 쿠로도 그런 라이카를 따라 지원물품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상자 한상자마다 물품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는 터라 나름 건장한 축에 속하는 쿠로로서도 하나를 옮기는데 상당한 고생을 해야만했다.

그런 상자를 가볍게 두개씩 들어올리는 라이카를 보며 쿠로는 라이카가 아픈 이유가 이렇게 무리하고있는 탓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 쿠로였다.

자신도 이렇게 무리하면 몸이 성할거라고는 생각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어디서 후원해주는거야? 이정도 물품"

"...."

"이 양, 이 품질. 어지간한데서 충당하긴 힘들텐데?"

"굳이 알려고하지 마"

"그런 말 말고-"

쿠로는 라이카를 보며 물품에 대해 캐물었지만 라이카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쿠로와 라이카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한대의 승합차가 도착했다. 척 보기에도 고급으로 보이는 그 차량은 상당한 양의 짐을 실은 채 교회를 향해 오고 있었다.

"어라, 저 차량은?"

쿠로는 그 차량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며칠전에 본 하도우재벌 특수부대 차량이랑 무척이나 비슷한 탓이었다. 아니 그보단 이전에 본것 보다 가벼운 형태의 차량이었다.

차가 교회앞에 멈추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패왕 하도우 코조의 옆을 지키던 젊은 집사의 모습이었다.

"류가씨?"

"음? 다이쥬지씨가 아닙니까. 여긴 어쩐 일로?"

"지난번 일로 집이 망가져서... 잠시 시스터에게 신세를"

"누나에게 말씀입니까?"

"누나?"

"내 이름은 류가 크루세이드. 라이카 크루세이드의 동생이다."

류가의 말에 쿠로는 류가와 라이카를 번갈아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혀 닮지 않았건만 남매라니... 여러의미로 놀라는 쿠로였다. 그렇게 두사람을 번갈아 보던 쿠로는 문득 위화감을 느껴야만 했다. 라이카가 류가를 바라보는 눈이 동생을 보는 눈이 아닌 마치 사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보는 듯한 눈이었기 때문이었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쿠로는 함부로 파고드는 것도 안좋다고 생각했기에 물어볼 수 없었다.

"뭘 또 이런걸 가져오니"

"누나를 돕는게 동생이 할 일이잖아."

"괜찮다니까"

진정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부담감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콰과콰과과과과-

요라한 분쇄음과 함께 불어오는 맹렬한 바람은 강력한 마력을 담고 있는지 세사람에게 무척이나 불쾌한 기분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저 멀리서 부터 검붉은 회오리바람이 일며 분쇄음을 더해갔고 이윽고 그 회오리 바람속에서부터 날카롭고 검붉은 비늘을 지닌 마치 용과도 같은 괴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괴... 괴수?!"

"도심부에서 갑자기 괴수라니!"

"쿠로!"

저 괴수의 흉흉한 마력을 느낀것일까. 교회 안에 있던 알이 뛰쳐나왔다. 알이 뛰쳐나오기 무섭게 도로 저편에서 부터 흉흉한 기운이 느껴졌고 도망쳐오는 소년들과 사람들 뒤로부터 인간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는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저건?"

트럼프와 체스의 모습을 한 병사들의 모습을 본 쿠로는 당황하면서도 재빨리 마기우스 스타일을 취하며 전투준비를 취했다. 류가도 윈필드와는 다른 전투자세를 취하며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쿠로도 발자이의 언월도를 꺼내들며 병사들을 베었다.

"조지, 콜린!"

도망쳐온 소년, 조지와 콜린을 본 라이카는 겁에질린 아이들을 보며 재빨리 진정시켰다. 이런 패닉상태에서 도망쳤다간 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할 우려가 높은 탓에었다, 게다가 물어볼 것도 있었고-

"앨리스는... 같이 있던 앨리스는 어디 있니?"

라이카의 물음에 조지와 콜린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괴수가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앨리스는 괴수한테..."

"뭐?!"

두 소년의 놀라는 라이카, 그런 라이카를 보며 병정을 상대하고 있던 류가는 마지막 병정을 박살낸 류가는 그대로 변신 포즈를 취하며 외쳤다.

"변신!!!!!"

그 외침과 함께 류가는 엄청난 마력과 함께 맹렬한 빛에 휩쌓였다.

by 히무라 | 2012/01/29 00:58 | S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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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usaku at 2012/01/30 21:06
류가는 레알 가면라이더가 되버린 겁니까...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2/01/30 21:07
가면라이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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