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체이서 - 7

산산조각난채 불타오르고 있는 차. 그리고 그 차속에서 불타고 있는 부모님의 시신. 뭐가 원인인지 어떠한 사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건 지금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오빠를 구하는데 모든 정신을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오빠, 무사해요"
"미안, 오른손을 다친것 같아. 힘이 잘 안들어가."

오른손인가... 아무리 의 좋은 남매라지만 다친 부위까지 같은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마침 내쪽도 오른팔이 다친상황. 오빠정도로 힘이 안들어가지는 않지만 한사람이 올라올 동안 버티기에는 여러므로 힘든점이 많았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런거 드러낼 기운이 있으면 그것까지 끌어써 오빠를 끌어올리는 것이 이득이었다.

"오빠, 버티고 있어. 금방 구해줄테니까."

나는 언니에게서 배운 비장의 호흡법을 사용하며 팔에 힘을 주었다. 당장이라도 떨어질것 같은 오빠를 끌어올리려고 힘을 주고 있지만서도 버틸 지지대가 부실하다보니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애초에 근력과 체중이 모자란 이유도 컸지만 말이다.

"아하하..."
"이런 상황에서... 뭘 웃고 있는거야 바보오빠!"
"아, 미안. 언젠가 말했었지? 나는 20살을 채 넘기기 전에 죽을거라고 말이야"
"또 그 예지몽 타령이야?"

오빠는 어릴적부터 이상한 능력을 타고났다. 뭐라고 해야할까... 동화속에서나 있을법한 예지능력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그러한 능력을 오빠가 지니고 있다는걸 아는 사람은 가족들 중에서도 오로지 나뿐이었지만 말이다. 그 이외에는 오빠와 약혼을 맺은 '언니'뿐... 그런데 왜 지금 이순간 그런 불길하기 짝이 없는 얘기를...

"그딴 불길한 소리 할 시간이 있으면 올라오기나 하라고."

나는 좀더 힘을 주며 오빠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대로는 같이 떨어질 우려마저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끌어올리면 되는데...

"나는 이미 죽음이 결정된 몸.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널 위해 하나 말해줄께."
"무슨 말을 하는거야. 빨리 올라오라고!"
"가끔은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순순히 받아들이는게 좋아"
"무슨 말인거야? 얼른..."

나는 알 수 없는 오빠의 말을 무시한 채 오빠를 구하기 위해서 다시한번 힘을 모아 끌어올렸다. 하지만 오빠는 잡은 나의 손을 놓았다. 나는 더욱 강하게 손에 힘을 주었으나 이미 근육은 한계... 더 이상 힘을 주는 것은 무리였다.

"오빠 뭐하는 짓이야!"
"너에게 나를 대신해 널 지켜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오빠!!!!!!!!!!!!!!!"

의미 모를 해맑은 미소와 함께 계곡으로 떨어져가는 오빠를 보며 나는 크게 절규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의 오빠와 꼭 닮은 서현을 보며 동요를 보인 소연은 이내 이전의 일을 떠올리며 정신을 다잡았다. 그리고 서현을 향해 입을 열려는 순간. 서현은 소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동생이랑 닮긴하지만 역시 동생쪽이 더 귀엽군."
"무례하군요. 사람의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진실을 말한것 뿐이야. 나이도 되지 않은 꼬마가 어울리지도 않는 연기를 하니..."
"누가 꼬마라는 겁니까!!"

가볍게 혀를 차며 말하는 서현을 향해 소연은 분노를 드러냈다. 평소라면 그냥 무시할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자신의 오빠와 닮은 서현을 보고부터는 평소 철혈이라 불리는 그녀답지 않게 감정제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 서현을 통해서 죽은 오빠인 수현을 보고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그녀 자신도 어째서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당신은 누구죠? 어째서 암살자들을 처리한 겁니까?"

소연의 집사인 닐슨은 팔에 휘감고 있던 천을 말아 창처럼 만들어 서현에게 겨누며 물었다.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상 호위자 집사로서 주인에게 해가 될만한 요소는 배재해 놓는 편이 좋았다.

"뭐, 지나가던 자살지망자랄까? 암살자들을 처리한 이유는 살기가 내 동생을 닮은 저 아가씨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자살... 희망자?"

터무니없는 서현의 말에 일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귿어버리고 말았다. 자살 희망자라니... 뒤에 동생이랑 닮아서라는 이유는 그나마 이해라도 가지만 자살희망자란 말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말의 의미가 그대로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숨어있는건지 좀채 알 수 없었다.

"도대체가 알수 없는 말이군요."
"물어본건 다 대답했지만?"
"납득하겠습니까? 그럼 자살희망자면서 왜 저들의 손에 죽지 않은거죠."
"죽으려해도 말이지. 흐릿한 기억속에 남아있는 한마디의 말. '인간답게 살다가 인간답게 죽어라'라는 말이 이 나를 살아있게 하거든."

서현의 말에 소연은 약간의 흥미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소중한 사람의 말인가보죠?"
"기억은 안나지만 그런것 같아.하지만 그 이전에..."
"그 이전에?"
"아무리 날카로운 갈퀴를 지니고 있다해도 벌레따위에게 죽는건 인간다운 죽음이 아니잖아."
"네에?"

서현의 대답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어처구니 없음을 넘어 할말을 잃고 말았다.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붙잡힌 암살자들 모두 할말을 잃은채 '저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야? 어떤 녀석이야?' 라는 반응으로 서현을 바라보았다. 물론 그 시선에 담긴 본질적인 감정은 모두 제각각 이었지만 말이다.





'빌어먹을녀석. 기껏 딱 암살이 좋은 판이 짜인 판국에...'

사람들 사이에서 암살 미수 사건을 지켜보고 있던 사내는 자신이 펼쳐놓은 판을 망친 서현을 보며 분노와 살의를 발했다. 물론 그것을 드러내는 어리석은 짓은 범하지 않았다. 상대는 자신이 준비한 '미끼'들을 모조리, 그것도 실력 좋은 녀석들만 골라서 순식간에 처리한 존재. 미약하더라도 발하고 있는 살기를 못느끼고 지나친다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군. 결국 다음 계획인가..."

사내는 주위 사람들 처럼 겉으로는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조심스럽게, 그 누구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그 누구도 자신을 신경쓰지 않도록 조용히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서현의 시선이 잠깐동안 그에게로 향해 있었던 것을.





잠시 굳어있던 삼라 컴퍼니의 사람들은 겨우겨우 제 정신을 차린 후 서현을 바라보았다. 저런식으로 어처구니 없고 당황스런 사람이지만 그래도 일단 회장을 구해준 인물. 그냥 돌려보낸다는 것은 명가로서, 천지시의 지주로서 면목이 없는 일이었다.

"잠시 시간을 내 주실 수 있으십니까?"
"어째서?"
"저를 구해주신 분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명가의 도리가 아닙니다."
"나는 그다지 상관 없지만..."
"저희가 상관있습니다."

묘한 오라를 풍기며 말하는 소연의 말에 서현은 자신도 모르게 한발짝 물러섰다. 아무리 다르다지만 자신의 동생과 닮은 소녀.기본적으로 동생에 대해서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추억과 후회를 지니고 있는 서현에게 있어서 그러한 소연의 말과 오라는 항거 할 수 없음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끌려다니는 것은 좋지 않기에 상황 반전을 위해 말을 꺼냈다.

"저기...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럼 그 일행도 부르기로 하지요,"
"저기 그렇게 말해도... 폐가 될것 같은..."
"괜찮습니다."

완전히 못을 박아버린 소연의 말에 서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물리고 말았다. 왠지 더 있으면 귀찮아질거라 생각한 서현은 재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보내줄 소연은 아니었다.

"여러분..."

갑작스럽게 입을 여는 소연의 모습에 뭔가 귀찮은 일이 생길걸 확신한 서현은 재빨리 뛰어올랐다. 하지만  뛰어오르기 무섭게 그녀의 입에서 말이 떨어졌다. 아주 해맑은 미소로-

"저 분을 잡아주시는 분께는 포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소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땅을 박차는 서현을 향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약 1분전 삼라컴퍼니 본사 1층 로비

수시간에 걸친 기다림 끝에 경우겨우 상담원과 대화를 할 수 있게된 유나는 상담원의 말에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에 그러니까..."
"회장님은 지금 행사에 가 계십니다. 만나거나 대화는 불가능한 상황이십니다."

안내를 담당하는 여인의 말에 유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떻게든 안될까?"
"게다가 아무리 S급 헌터라해도 곧장 회장님과 독대를 할수는 없습니다. 거래 관련이니 막지는 않겠지만 회  장님의 현재 스케쥴로 봐선 사흘내로는 무리일듯하네요."
"그럼 너무 늦어!!"
"하지만 회장님 일정이 그런고로... 일개 안내인에 불과한 저로서는 어쩔 수 없네요."
"크흠..."

여인의 말에 유나는 심하게 인상을 구겼다. 현재 서현에게 남은 리미트는 이틀. 그것도 최대로 잡은 수치였다. 더구나 활동하면 활동할수록, 특히 신경계가 활발히 움직이게 되는 전투활동일 경우 병의 진행은 빨리지기 때문에 일전에 한번 전투를 거친 서현의 경우 병 진행이 처음 발견했을때보다 더 빨라졌음이 자명한 일이었다.

"위험하다고..."

이대로는 약을 구한다 쳐도 기한내에 못맞출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 이전에 구한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말이다. 일단 만난다쳐도 상대는 삼라컴퍼니의 철혈공주. 이쪽에서 이득볼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니 손해라도 안보면... 덤터기라도 안쓰면 다행이리라. 그녀를 상대로 거래를 한다는건 S랭크의 변이체와 싸우는 것보다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더구나 옛날 일도 있다보니...

"그럼 일단 나중에 오는게 나으려나..."
"유나씨-"

나갈까 고민하던 유나는 갑작스럽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심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컷던 탓이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었다. 접수원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회장님의 전언입니다. 일행과 함게 오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하셨습니다."
"일행과...? 그보다 회장님이"
"네, 그렇게 전하라 하셨습니다."

접수원의 말에 유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삼라컴퍼니의 회장을 모르고 있는 탓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달까 수년전 이후로 얼굴조차 보지 못한터라 알고 있을거란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수년간 그만큼 달라졌으니 말이다. 애초에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을 아는 것일까?

"뭐 기다려보면 알겠지."

유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삼라컴퍼니 정문 입구가 열리며 삼라컴퍼니의 회장 이소연을 필두로한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들 옆에 묵빛 광택이 나는 천으로 상반신이 휘감긴 청년이 끌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청년은 유나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상대였다.

"서현, 무슨일인거야?"
"묻지 말아줘요."

왠지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서현, 유나가 그런 서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때 소연이 유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당신이 저 서현이란 사람의 일행이죠?"
"그렇습니다만..."
"처음 뵙는군요. 제 이름은 이소연. 이곳 삼라컴퍼니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 예..."

유나는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달라진 소연을 보며 살짝 놀라고 있었다.2년 전쯤에 생긴 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설마 이토록 변할줄은 꿈에도 몰랐던 탓이었다. 만나지 못한 시간이 길긴해도 조금은 의외라 할 수 있는 변화였다.

"제 일행이 무슨 실럐라도?"
"아뇨, 도리어 제 목숨을 구해준걸요. 다만 보답도 안받고 도망치려 하시기에"
'그래서 묶어서 끌고왔다는 건가...'

옛날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왠지 슬픔을 느낀 유나는 자신도 모르게 흐르지도 않는 눈물을 훔칠뻔 했다. 예전에는 좀더 순수했던 그녀가 그리운 탓이었다.

"어디 안좋은가요?"
"아뇨, 그저 묶여있는 제 일행이 좀 측은해서 말이죠."
"사례도 안받고 가려고 하기에 말이죠."

'그런다고 저런식으로 묶어버리냐!!'라는 말이 절로 나올뻔한 우나였으나 실제로 입밖으로 내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그저 속으로 눈물을 흘릴 뿐...

"그나저나 유나씨는 어떻게 저희 회사에 들리시게 된건지...?"

소연의 질문에 유나는 잠시 뭐라고 말해야할지 고민한 후 서현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은 저녀석과 관계된 일이긴 한데... 좀 길어질것 같으니 식사라도 하면서 얘기하는건 어떨까요?"
"그게 좋겠군요. 긴 이야기라면."

소연은 집사인 닐슨에게 서현을 맡긴 후 카니발로 인해 밀린 일들을 처리하러 회장실로 향했다. 그때문에 유나와 서현이 몇시간정도 더 기다리게 된 것은 사소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건가?"

중년의 사내가 탁상을 치면서 분노했다. 기껏잡은 기회를 완전히 날려먹은 '그들'이 매우 불만이었던 탓이었다.

"이런 절호의 기회가 몇번이나 있는 줄 아는건가?"
"어쩔 수 없었다고요. 이번에 끼어든 방해자 때문에."
"그 방해자도 처리해버렸으면 될것 가닌가!"
"말이야 쉽지..."
"뭐?"

중년 사내가 젊은이의 말에 대노하며 외쳤다. 하지만 젊은이는 그런 분노엔 아랑곳 하지 않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방해꾼이란게 이번에 동원된 외부인사 포함 B,A급 암살자 24개조. 그러한 녀석들을 채 눈치채기 전에 제압한 녀석이야.아무리 만반의 준더라도 상대가 그런 상대여서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럼 어쩔 수 없는 셈 치고 내 돈을 그냥 삼킬셈이냐?"
"설마, 일단 우리도 '상회'라고. 그런 상도덕에 어긋나는 짓따윈 하지 않는단 말씀"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중년인에게 말했다.

"기회가 없으면 만들라고, 본사 도면같은건 있지?"
"있기야 하지만... 넘겨줄것 같은가?"
"뭐 넘겨주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그만큼 돈은 더 들겠지."
"쳇."

젊은이의 말에 중년인은 인상을 구기며 지도 데이터를 뽑으러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중년인이 방을 나서기 무섭게 젊은이는 입에는 미소를 걸고 차가운 눈빛으로 중년인이 나간 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러니 '그녀'가 저녀석을 중용하지 않았지. 솔직히 좀 대가리가 있는 녀석이라면 누구라도 중용하지 않을거야."
[뭐 그런 녀석이니 우리쪽에서 이용해 먹기 좋은거지만 말이야.]

귀걸이에 내장된 통신기로 본부와 통신중인 젊은이는 중년인을 비웃으며 중얼거렸다. 전대도, 그리고 후대도 그를 왜 이리 권력구도에서 멀어지게 해놨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무능하다 못해 욕심만 차있는 저런인간이라면 회사를 말아먹고도 남을 녀석이었다.

"말아먹을 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인가..."
[전대회장이 유능하기는 했지만 유일한 오점이라면 저 인간을 진즉 제거해두지 못한것이겠군.]
"그 인간 기본적으로 이 바닥에 있기엔 좀 무른편이지만 말이야. 그 무른면 때문에 사이엔 콘체른으로 부터도 합작을 얻어낼 수 있었고."
[하지만 무르면 그 뒤가 골치란거지.]
"저런 구더기 같은 놈은 재빨리 처리해 두는게 이득이건만. 뭐 그덕분에 우리가 이득을 보고 있지만 말이지."

젊은이는 키득키득 웃으며 중년인이 삼라컴퍼니 본사 지도를 들고 올때까지 기다렸다. 들고 오는 중년인을 향해 속으로 멍청하기 짝이없는 무능력자라고 욕하며...





"그러니까, 약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저기 앉아있는 분의 질병을 치료할"
"네, 그 옛날 삼라컴퍼니에서 완성한 대 메두사용 백신인 A-1745가."

불치병인 메두사를 치료하기 위해 옛날부터 꽤나 많은 백신이 만들어져 왔지만 그중에서도 성공작이라 할 수 있는 백신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러한 질병을 단번에 완치시킬 백신은 단 두가지 밖에 없었다. 중앙정부 연구팀에서 만든 THK-8462와 삼라컴퍼니에서 만든 A-1745. 그것을 얻기 위해 지금 유나는 소연과 접촉을 시도한 것이었다.

"곤란하군요."
"응?"
"곤란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째서?"

유나는 갑작스런 소연의 말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무례한듯 보일 수도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잘 나가던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그런식으로 끊어졌으니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

"저희 삼라 컴퍼니에서 현재 사용되지는 않지만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곳은 G동 창고. 그곳은 현재는 필요치 않지만 중요한 물품이 들어있기때문에 특정기간에 한번씩만 열리도록 해놨습니다. 그걸 마음대로 열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이는 회장뿐이지요."
"그럼 문제가..."
"하지만 전 회장이긴 해도 아직 정식 승계를 받지 않았습니다. 18세 생일이 되는날 정식 승계받게 되는지요. 그러니 현재로선 임의로 여는건 불가능 합니다."
"그런..."
"다행이도 정식승계는 이틀뒤입니다만..."
"이틀 뒤라..."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한시가 급한 서현에게 있어선 그 이틀의 시간도 촉박하기 그지 없었다. 실제로 그저깨 전투이후 간간히 고통을 내비치는 모습을 종종 보였으니...

"상관없어. 그정도면."
"현!"
"괜찮아. 이틀이라고. 그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어."
"이봐 현 지금 네 상태는..."

유나가 현에게 뭐라고 하려하자 소연이 물었다.

"심각한겁니까?"
"아니, 제때 약을 얻으면 충분해."

서현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무럐함에 닐슨은 인상을 찌푸렸으나 주인인 소연의 눈짓에 제지하려던 것을 멈춰야만 했다. 서현이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소연은 표정을 바꾸고 유나를 향해 물었다.

"유나씨. 질문 드릴 것이 있습니다."
"응?"
"저 서현이라는 분과는 어디서 어떻게 만났나요?"
"서현이랑?"

유나는 소연의 물음에 지난 4일간의 일을 설명하며 식사를 계속했다. 이야기를 듣는내내 흥미반 안타까움 반으로 듣던 소연은 왠지 실망이나 실의의 감정이 실린 한숨을 내쉬며 서현의 뒤를따라 밖으로 나섰다. 소연의 반응에 유나는 무슨일인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소연이 나간 문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던 닐슨은 한숨을 내쉬며 유나가 듣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아직도 수현님의 환영에 매달리시는건가..."

닐슨은 아직도 오빠인 수현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연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닐슨은 자신의 다짐을 다잡고 있었다. 사이엔 콘체른의 암부에서 나와 소연을 집사로서 모시고 있는 이유가 오빠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함이었으니까. 그렇게 다짐을 다잡은 닐슨은 식기를 치우며 주인을 어떤 식으로 위로해야할지 고민했다.

by 히무라 | 2010/05/24 00:18 | after war Chronicles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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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삼원색 at 2010/06/19 20:01
오빠와 닮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 미래를 볼줄 아는 오빠의 마지막 말이

자신대신 지켜줄사람이 나타나길이니까.... 대놓고 플래그군요.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6/19 22:24
플래그라면 플래그지만... 뭐 연인 플래그는 아니죠.
Commented by 東方先生 at 2010/08/24 23:14
나름 로망 플래그!!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8/25 20:08
로망플래그인가.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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