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체이서 - 6

유나, 서현. 일어나라. 드디어 도착이다.

"으음... 도착인거야?"
"으음..."

티거의 말에 유나와 서현은 좁디 이층침대에서 나와 상층부 해치를 열어 밖을 바라보았다. 두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만년설이 가득쌓인 해발 3000m가 넘는 굴지의 영산 백두산.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천공의 도시, 그 두가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백두산 아래 위치한 상당한 크기의 도시. EAU의 제 2도시라 불리는 천지시가 유나와 서현의 눈에 보이고 있었다.

"저기가?"
"EAU에서 수도인 천공도시 아사달 다음가는 도시이자 규모만 따지면 아사달 이상인 도시지. 다만 도시규모가 큰 만큼 복잡한데다가  그 규모만큼 세력이 많아서 조금은 곤란한 도시야."
"그렇군요."
"뭐, 그중에서도 최대의 세력을 지닌 곳이 바로 우리들이 갈 곳이지만"
"그곳은 어디죠?"
"EAU 3대 기업중 하나이자 이곳 천지 시의 실질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삼라(森羅) 컴퍼니."
"기업이 도시의 주인입니까?"
"명목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삼라 컴퍼니는 천지시의 거의 모든걸 관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더구나 EAU에서 대략적인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자동보병도 삼라컴퍼니 제니까 말이지."
"엄청나군요."

서현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잘은 모르지만서도 도시를 민간레벨에서 관리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 느끼고 있는 탓이었다.

[신분 확인 마쳤습니다. 어서오십시요. 천지시에.]

유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어느새 게이트에서 신분확인을 마친 티거는 신분검사를 당당하고 있는 자동보병을 지나천지시로 향하는 도로로 진입했다. 오는중 또다른 고가도로가 있는 것을 본 서현은 그 고가도로를 보며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저건?"
"수도인 천공도시 아사달로 향하는 길.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길이야. 신경쓰지마."

서현은 그렇게 설명을 회피하는 유나를 보며 의아함을 느꺘으나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러한 행동이 쓸데없는 일에 휘말리게 하는것을 잘 알고 있는 탓이었다. 기본적으로 유나는 호인, 만약 필요한 사항이라면 잊지 않는한 챙겨 말해주는 타입이었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서현이었다.

잠시 후 정거장에 도착한 유나는 도착하기 무섭게 티거에서 내리며 서현에게 말했다.

"기다리고 있어 서현. 일단 교섭좀 하고 올게."
"교섭입니까?"
"응, 교섭. 우리가 얻으려는 약은 일단 회장님을 만나야 하거든. 하지만 이 회장님이 또 좀 만나기 힘든 사람이라서 말이지."

유나의 말에 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한 기업의 회장님이라면 만나기 힘든것이 당연했다. 아니 의뢰일 외에는 만날 일조차 없으리라.

"일단은 나혼자 가서 회장님이랑 만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알아볼게 그동안 기다리고 있던지, 영 지겨우면 산책이라도 하고 있어."

유나는 그렇게 말한후 삼라컴퍼니의 본사로 향했다.



유나가 약을 얻기 위해 삼라컴퍼니로 간 동안 서현은 천지시의 이곳저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티거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안에서 가만히 있는것은 성미에 앉맞았기에 유나가 돌아올 동안에 인근을 산보하기로했다. 어차피 통신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HMD가 있겠다 유나가 돌아오면 HMD로 연락을 취하면 될 일이었다. 물론 가만히 있으면 심심하다는것이 주된 이유였지만 조금은 바뀐 세계를 둘러보고 싶은 심정도 섞여 있었다.

"그래도 변한건 그다지 없는것 같지만."

50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변한것은 그다지 없었다. 변한것이라고 해봤자 기후와 환경,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의 질과 자신이 있었던 시절의 1/3가량인 세계인구정도? 괴상한 생물체가 상당히 늘어난점도 꼽으라면 꼽을 수 있겠지만 일상까지는 아니어도 심심치않게 괴 생물체를 보아온 서현에게 있어선 그다지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사막이 되어버린건 의외군. 열대우림으로 가득할줄 알았는데 말이야-"

가뜩이나 열대화문제가 대두되고 있던 시대에 살고 있던 서현이었던지라 미래는 아마존 밀림이 되어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빗나가서 미묘하게 아쉬운 서현이었다. 같은 미지라면 어둠과 녹음이 가득한, 생멱력이 약동하는 정글쪽이 서현의 취향이었던 탓이었다. 뭐 그렇다고 사막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귀찮을 뿐이었다.

"뭐 그 귀찮음을 제외한다면 사막도 나름 운치있지만. 그런걸 다 감수하기엔 역시 귀찮지."

사막은 생존이 힘든 곳이다. 생존을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또한 그러한 준비가 있어도 여러가지 생존방법을 필요로 하는곳. 물론 서현이라면 그 생존을 위한 준비와 방법이 최소한도로 할 방법이 있지만 어찌되었던 귀찮은것은 매한가지였다.

"음?"

길을 걷고 있던 서현은 문득 거리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옴을 확인했다. 평소라면 그냥 무시하고 갈길을 갔을 것이나 심심하기도 했고 말로는 하기 힘든 뭔가를 느낀 서현은 조심스럽게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척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차량의 행렬을. 서현은 이 행렬이 무엇인지 궁금했으나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묻지는 않았다. 알 필요도 없었고 알고싶은 생각도 없었던 탓이었다. 그렇게 행렬을 이루며 가고있는 차량을 잠시 살펴보던 서현은 특별한 것이 없음을 깨닫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정확히는 옮기려고 했었다. 신경을 거슬리는 것만 없었으면 말이다.

"살의?"

이제 겨우 엿보기만한 감의(感意)가 누군가의 살의를 감지한 것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살의가 아닌 암살자의 살의. 서현은 이런자리에서 암살을 감행하려는 간큰 놈과 그 목표가 된 대상물이 누군지 궁금했기에 느껴지는 의사를 쫓아 그 의사의 주인과 목표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목표물을 확인한 순간 서현은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의사의 주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서현이라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리거나 하지 않는다. 도리어 철저한 3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지켜볼 뿐. 서현에게 있어서 모든게 바뀐 이 세상은 자신이 구경하는 연극의 무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서현은 목표물이 된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그 무대로 뛰어들었다. 아니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목표물이 된 사람이 죽은 자신의 동생과 꼭 닮았기 때문에.





"저 아가씨만 죽이면 10억P(페니)란거지. 뭐 한 기업의 회장님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를 죽인 사내는 바지주머니에서 조용히 총을 꺼내들었다. 어차피 거리인데다가 워낙 헌터가 많은 EAU인지라 무기에 관한 검문은 특별한 사항이나 장소를 제외하고는 소홀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행렬행사장인 여기까지 들고오는데는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리는 아니었었다.

"이 거리면 권총으로도 충분히 저격할 수 있지. 크크"

사내는 총구에 소음기를 조립한 후 모인 인파를 향해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소녀를 향해 겨누었다. 물론 완전히 들어서 겨누는 바보짓은 하지 않았다. 잘 보이지 않는 허리 춤에서 눈과 손의 감각으로 조준을 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이런 복잡한 곳에서 암살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익혀야하는 기술이며 사내는 이미 완전히 마스터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조준을 완전히 마치고 이제 방아쇠만 당기면 총탄은 구경꾼들 사이로 날아가 소녀의 심장을 꿰뚫을 것이었다.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다면 말이다. 사내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구경꾼들 사이에서 칠흑의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그림자는 사내의 전신을 휘감더니 전신을 압박해 뒤틀었다. 갑작스런 사태에 채 대응하지 못한 사내는 전신이 뒤틀리는 고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지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 거렸다.

"대체..."

말을 채 잇지 못한채 사내는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살의의 주인을 쓰러뜨린 서현은 곧장 또다른 암살자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지난 10여년간의 경험상 암살자가 혼자인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지금 쓰러진 사람은 모르더라도 최소 몇명정도 더 고용되었을 것이었다. 운이 안좋다면 단체급으로 왔겠지만서도.

"저기인가."

서현은 인근 건물 위에서 행렬쪽을 내려다보고있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암살자인지 아니면 보디가드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생과 닮은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도 수상하기 짝이 없는 존재는 모조리 배재할 생각이었다. 서현은 재빨리 근처에 있는 깃대를 뽑아 용격포의 회전을 실어 던졌다. 약 2m에 달하는 작은 깃대는 그대로 섬광처럼 날아가 수상하기 짝이 없는 남자가 서 있던 곳에 격중했다. 그리고 이어진 폭발- 폭발음을 보아 RPG류의 로켓탄인듯 싶었다.
또 하나의 암살자를 배재한 서현은 재빨리 뽑은 깃대 옆의 3m쯤에 달하는 깃대를 뽑은 후 장대 높이 뛰기를 하며 다음 암살자를 찾았다. 뛰어오르기 무섭게 다음 살기의 위치를 감지한 서현은 깃대와 벽타기를 이용해 재빨리 살기의 진원지로 향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건물 사이에 절묘하게 숨겨진 장갑차. 그리고 행렬쪽을 겨누고 있는 포대를 볼 수 있었다.

"장갑차인가..."

서현은 재빨리 깃대를 머리 위로 올려들며 전력으로 내리쳤다.

"육식창무 현월인."

쾅-

3m에 달하는 깃대의 무게와 원심력, 그리고 서현의 힘이 더해진 내려치기가 장갑차에 작렬했다. 장갑차의 장갑이 두터운 탓에 장갑이 살짝 우그러진 정도로 끝났지만 그것만으로도 포대를 망가뜨리는 것은 충분했다. 포대를 망가뜨린 서현은 구부러지고 구겨진 깃대의 일부를 끊어낸 후 그 끊은 부분을 장갑차를 향해 내질렀다.

투쾅-

요란한 굉음과 함께 장갑차를 꿰뚫는 깃대의 조각. 물론 관통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장갑차를 정지시키는데는 충분했다.

"무... 무슨!"

갑작스런 이변에 장갑차에서 나오던 남자에게 주먹을 날려 기절시킨 서현은 남자가 탄띠에 메고 있던 수류탄을 집어들어 전차안에 집어넣었다. 서현이 전차에서 물러서기 무섭게 전차 내부에서 부터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순식간에 3번째 암살자를 정리한 서현은 다음 암살자를 쫓아 뛰어올랐다.





"무슨 소란이죠?"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몰린곳에서 생겨난 비명성과 폭발음에 행렬의 주최자이자 주인공인 EAU의 3대기업중 하나인 삼라 컴퍼니의 주인이자 철혈의 공주라 불리는 이소연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의 구역에서 그것도 자신이 주도하는 행사에 모종의 소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그 구역의 주인으로서 여러가지로 자존심 상하는 일인 것이었다.

"암살자들입니다. 얼른 피하시길."
"행사는 그대로 갑니다.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더 뒤로 물리는 것도 세상의 웃음거리. 그리고 어차피 노리는 이는 뻔하니 걱정 없을겁니다. 다만... 삼라(森羅)를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려드리는 게 좋겠습니다. 저를 호위하시는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즉히 사고현장으로 가주세요. 이번기회에 삼라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확실하게 사람들 눈에 새겨드리죠."
"하지만..."
"아니면 저희 회사의 호위가 고작 이만한 일도 감당하지 못할정도로 약한겁니까?"

그렇게 말하며 행사를 계속하는 소연. 다른 직원들이 다들 난감해하고 있을때 오직 한 남자만이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기쁜 표정을 짓고있었다. 무엇이 그리 기쁜지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그 미소에서 상당히 음울하고도 어두운 느낌이 풍겨지고 있었다는것. 하지만 그것은 곧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





'지금까지 제거한 암살자가 12 그룹.내가 생각해도 상당한 수로군. 그래도 아직 반수정도는 더 남은듯 하지만...'

암살자들을 저지하고 있던 서현은 갑작스럽게 행렬로 몰려드는 자객들을 보며 생각을 멈추고 땅을 박찼다. 제거당하고 있음을 눈치챈 탓인지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며 엄청난 속도로 퍼레이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탓이었다.

"보내주지 않아!"

이미 모습을 드러낸 이상 고요하게 처리할 필요따윈 없었다. 굉뢰탄보를 밟으며 뛰어오르는 서현은 순식간에 맨 뒤에 있던 그룹을 제치고 곧장 실력자들이 몰린 중간그룹으로 뛰어들어 진로를 방해했다. 처음 그룹울 놓아주게되는 셈이었으나 확실한 실력자 그룹을 묶어놓는 쪽이 생존확률은 더 높이는 길이었다.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말이다. 하지만 불안한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서현에게 발이 묶인 녀석들이 최고의 실력을 지녔다는 것이지 놓아준 녀석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의미는 아닌 탓이었다.

"시간이라도 끌 수 있기를 바래야지..."

서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암살자 무리들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총탄이 난무하고 칼날이 번뜩이며 주위에 선혈을 흩뿌렸지만 서현은 개의치 않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뿐만이 아니었다. 기회가 되면 상대의 무기를 빼앗아 자신이 알고 있는 무술들을 이용해 휘두르며 암살자들을 착실히 줄여나갔다. 간혹 인질을 잡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서현은 망설이지 않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며,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의 상처로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방향으로 팔다리와 무기를 휘둘렀다.
이전이라면 모를까 현재라면 타인의 상처나 목숨마저 신경쓸 이유같은건 없었으니까 말이다.


"말도 안돼..."

순식간에 팔이 꺾인 암살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보이지 않는 적을 찾으며 중얼거렸다. 나름 일류 암살자라 자처하고 있는 몸으로서 기척지우기 만큼은 최고의 실력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그였다. 그런데... 상대는 자신들이 훤히 보인다는 듯 아주 골라가며 핀포인트로 공격하고 있었다.
S랭크들 조차도 이토록 자신들을 가볍게 찾는 것은 최소 중상위랭커 정도. 하지만 상대는 그 이상으로 가볍게 찾아내며 암살자들을 무력화 시키고 있었다. 비록 모인곳이 다 다르고 실력도 제각각이지만 저런식으로 터무니 없이 들킬만한 녀석은 없었다.그런데도 상대는 다 알아채는 것도 모자라 암살자인 자신들의 감각을 혼란시키며 되려 역습하고 있었다.
상식밖이며 예상밖. 같은 암살자들 조차도 이런식의 기습은 할 수 없었다. 상대는 그야말로 괴물, 아니 유령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대는 유령인가?"
"설마. 너희같은 암살자를 상대하는게 좀 익숙할 뿐이야."
"뭣?"

암살자가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양팔꿈치가 꺽이고 어깨가 뽑힌 후 척추가 뒤틀어졌다. 그 과정은 그야말로 일 순. 신체에 정통하고 엄청난 기량을 지니지 않은 이상에라야 이런식의 묘기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상대는 그것을 해냈다. 너무나도 가볍게 말이다.

"마음 같아선 누가 보냈는지 묻고 싶지만. 바쁘니까 이만 실례-"

상대는 자신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암살자를 기절시킨 후 마저 양발도 박살내고 다음 상대를 향해 뛰어 들었다.





"회장님, 얼른 피하셔야."

갑작스럽게 인파속에서 튀어나온 암살자 무리들, 삼라컴퍼니 소속의 헌터와 자동보병들은 암살자들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었으나 눈치채고는 있었어도 워낙 갑작스럽게 튀어나온데다가 첫공격으로 인해 생긴 혼란에 의해 대응이 늦어지면서 호위망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었다.

"피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지금 피하려고 해도 이미 늦었고 말이죠."
"무슨?"

의아해 하던 호위는 문득 자신의 전신에서 느껴지는 따끔함에 의문을 느꼈다. 그리고 그 직후. 그는 산산조각난 고깃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그리고 그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쌍륜의 광인.

"쌍륜의 참살자 델가도인가..."
"헤에, 잘 알잖아 아가씨."
"댁같이 미친인간도 드무니까 말이지."
"동감이야. 나는 내가 생각해도 엄청나게 미쳤거든. 그나저나 입담이 참 대단하군 아가씨. 죽이는데 심심하지는 않겠어."
"누가 죽겠데?"

소연은 그리 말하며 호위들에게 지시를 내린 후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델가도를 향해 난사했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권총중에서 찾아볼 수 없는 권총. 그것은 최상급의 저지력을 지닌 탄환을 여성의 몸으로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험용 권총이었다. 아직 단가가 비싼데다가 이런저런 사용화가 힘든 문제가 있어서 회장전용으로 쓰고 있었지만 말이다.
단숨에 25발에 달하는 탄환을 쏟아부은 권총. 그리고 총탄을 피하고 있는 델가도를 노리는 호위들. 피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보통 방법을 피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델가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챠크람을 돌려 여남은 탄환을 튕겨냈다. 튕겨낸 방향은 자신을 공격하러 달려드는 호위들을 향해서.

"크억-"

단번에 두 호위를 잃은 소연. 보통아가씨라면 아연실색을 했을 것이나 소연은 침착하게 탄창을 갈아끼운 후 다시한번 권총을 난사했다. 발사하기전에 손잡이 바로 위에 빨간 버튼을 눌렀지만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갈아끼운 총탄의 탄두가 3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소연이 총탄을 뿌리기 무섭게 델가도는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으며 소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나에게, 그런 총은 안통해. 하지만 반항하는게 참 보기 좋은걸. 그 반항이 끝난뒤의 절망도 기대된다고~"

그렇게 말하며 총탄을 피하고 튕겨내려던 델가도는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폭발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의아함은 엄청난 빈틈을 만들어 델가도를 폭발로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 폭발에 의해 너덜너덜해진 델가도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본 후 유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 총은 현재 개발중인 간이 OICW. 그리고 COMP 익스플로젼탄. 이정도라면 머리 나쁜 너도 알 수 있겠지?"
"제길..."

델가도는 분한 표정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사실 이 권총의 정체는 권총의 모습을 한 간이 OICW. 왜 간이라고 하는가 하면 OICW만큼의 복잡한 궤도계산 처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건 단 한번의 방향지점을 정하는 정도. 즉 각 탄환은 미리 지정된 위치로 중간에 방향을 트는 것이었다. 그것을 좀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로켓탄환인 COMP탄을 에어번 블릿으로 개조한게 이 COMP 익스플로젼 탄환이었고 말이다.

"죽어라!"
"이소연!!"

어느새 나타난 것일까? 각각이 기형병기를 들고 나타난 두명의 암살자는 아까 죽은 델가도를 교훈 삼아 인파를 방패로 삼아 접근하고 있었다. 결국 COPM익스플로젼탄은 쓰지 못하고 일반 탄환으로 교체한 그녀는 그들이 뛰어오르기 무섭게 총탄을 흩뿌렸다. 하지만 거리도 거리고 암살자들이 다가오고 있는 속도를 감안하면 사살 할 수 있는 것은 한명뿐. 한명을 죽이면 곧바로 다른 한명이 소연을 죽이거나 동귀어진 할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소연은 그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뒤에는 충실한 집사가 있으니까.

"금려현무(錦黎玄武) 붕격(崩擊) 금강개포(金剛鎧布)."

소연이 한 암살자를 사살하기 무섭게 뒤에서 부터 나타난 팔에 흑빛으로 빛나는 천을 두른 집사가 다른 암살자에게 주먹을 날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집사는 암살자를 천으로 휘감기 무섭게 소연에게 부복하며 말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가씨. 다른 암살자들 뒤처리 때문에-"
"변명은 필용없어. 빨리 이 녀석들을 처리해 닐슨"
"알겠습니다 아가씨."

닐슨이라 불린 집사는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며 차례차례 다가 오는 암살자를 막았다. 그리고 다가오던 암살자를 거의 정리했을 무렵. 채 처리하지 못한 암살자가 관객들 사이에서 뛰쳐나와 소연을 향해 달렸다.

"이런!"

닐슨과 호위들은 암살자를 저지하기 위해 다급히 달렸으나 암살자가 소연에게 다가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소연도 뒤늦게 눈치채고는 탄창을 갈고 총을 겨누려 했으나 발사하는 순간 살해당할 것이 분명했다. 모든 것이 늦었다고 생각된 순간... 인파속에서 한줄기의 섬광이 번뜩였다.

"육식창무 광뢰(光雷)-"

"크악!"

암살자는 갑작스럽게 쏘아진 섬광에 의해 복부가 꿰뚫려 즉사하고 말았다. 암살자가 죽기 무섭게 인파속에서 한 남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겨우 늦지는 않았나..."
"누구..."

누구인지 정체를 밝혀라란 말을 하려던 소연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청년의 모습을 보고 심하게 동요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2년전 죽은 자신의 오빠와 꼭 닮은 이가 그녀의 눈앞에 있으니까 말이다.

=========================================================================================================

2주만에 또 한편 올라갑니다.

역시 원하는대로 써지는듯하면서도 잘 안써지는게 글인가 봅니다.

by 히무라 | 2010/05/09 13:24 | after war Chronicles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noxkin.egloos.com/tb/531227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삼원색 at 2010/05/09 23:25
이산가족 상봉의 장입니까?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5/09 23:57
진짜 이산가족은 아니지만서도... 아니라고하기엔 서로 오빠와 동생이 너무 닮았죠.
Commented by 울트라김군 at 2010/05/15 02:13
잘 읽고 갑니다.
이런류의 글을 읽는것도 오래간만이라 재미있게 읽었네요[...]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5/15 06:00
재미있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東方先生 at 2010/08/24 23:10
집사는 헬싱의 집사가 떠오른다.... 아니, 그보다 집사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직업이었지?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8/25 20:08
집사랑 메이드는 만능이어야...!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