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21x네기마]슬픔을 딛고 문 너머로

"큭...!"

하세가와 치사메는 잃어버린 왼팔과 오른다리를 부여잡으며 공포에 떨고있었다.
수십, 수백 ,수천, 수만에 달하는 변종인베이더와의 합체로 그 엄청난 거체와 힘... 저 정도면 이미 나라하나를 완전히 삼키고도 남을만한 힘이었다. 이런 전율적이면서도 압도적인 공포를 보고서도 앞으로 나서는 이가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이스즈 아야네. 전설의 게이트키퍼인 우키야 슌의 딸이었다.

"이스즈씨...!"
"치사메, 뒤를 부탁한다."

비장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말에 치사메는 절규하듯 외쳤다.

"안돼요 이스즈씨! 저녀석은!!!! 저녀석은 이길 수 없다고요!!"
"이길 수 있어. 내 모든 힘을 개방한다면..."
"이스즈씨..! 그럼 죽어버린다고요! 부활의 게이트를 쓴다고 해도 게이트 과도사용에 의한 죽음은..."
"애초부터 부활할 생각같은건 없어. 내가 부활했다간 저녀석도 따라서 부활해버릴테니까 말이야."
"무슨...?!"

치사메의 의문에 이스즈는 애써 무시하며 변종 인베이더를 응시했다.

"게이트 오픈-"

나지막한 이스즈 아야네의 읊조림과 함께 그녀의 앞에서 그녀의 5배... 아니 10배에 달할만큼 엄청난 크기의 푸른 원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원에서 엄청난 돌풍이 뿜어져 나왔다. 아니 이미 이건 돌풍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태풍... 아니 이건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게이트에서 뿜어지는 바람은 거대 변종 인베이더를 가격했다. "쾅!"이란 요란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인베이더는 단번에 도시쪽으로 넘어져 도시를 반파시켰다. 아무리 질량과 물리법칙을 벗어나는 인베이더지만 저정도의 크기면 생기는 피해도 어마어마하기 그지 없었다.
뭐... 앞으로 이스즈가 일으킬 피해에비하면 저정도 피해는 약과에 불가했지만 말이다.

"윈드 프레스!!!!"

쾅-!!!

요란한 굉음과 함께 도시 전체가 단숨에 '압착'되었다. 100기압, 아니 1000기압이 넘어가는 저 엄청난 압력에 도시 전체는 그대로 벌판이 되어버렸다. 물론 거대변종 오리지널 인베이더도 쪼그라들기는 했지만 저정도로 사라질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간다..."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등 뒤에서 엄청난 바람이 쏟아졌다. 초속 120은 가볍게 넘길만큼 엄청난 바람... 그 바람을 추진력삼아 이스즈는 단번에 도약했다. 그리고 도약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목검을 들고서 힘껏 외쳤다.

"울트라... 선풍... 브레이커!!!!!"

그녀의 몸 주위로 바람이 나선의 형태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목검이 오리지널 인베이더에게 닿았을때...
세계는 환하디 환한 빛으로 휩싸였다.




"헉!!!"

아직 깊은 밤, 하세가와 치사메는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1년하고도 6개월 전... 아직 자신이 막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에 있었던 싸움... 그 싸움에서 치사메는 자신의 왼팔과 오른다리를 잃었었다. 왼쪽눈의 시력도 없다싶을 만큼 저하되었다. 그리고... 이런것들과는 비교조차 되지않는 소중한 이들을 영원히 잃어버렸다.

"벌써... 1년하고도 반이 훌쩍 지났구나..."

치사메는 정교한 의수로 되어있는 자신의 왼팔을 보며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떠맡긴 생명의 무게. 그런것들이 치사메의 가슴과 어깨를 심하게 누르고 있었다.

[괜찮은가 문지기의 일족이여.]

갑작스럽게 옆에 있는 시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통사람이라면 놀랄테지만 치사메에게 있어 이런것으로 놀랄만한 이유는 없었다. 왜냐하면...

"아, 별일 아니야. 그저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을 뿐이니까... 그보다 그쪽은 어때? 기계장군."

그랬다. 시계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모든 게이트키퍼들이 증오하지 마지않는 오리지널 인베이더 중 하나인 NO.SG04 통칭 기계장군으로 불리는 개체였다.
서로 증오해마지않는 관계였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불가피하게 동반자로서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변종인베이더는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악마백작의 움직임은 그다지 보이지 않군. 아마도 1년전쯤에 너희들이 쓰러뜨린 변종 마스터 인베이더 때문이겠지.]
"애초에 그쪽에서 더 동원할 여력이 있었다면 이 전쟁은 벌써 1년하고도 6개월전에 끝났을 테니까 말이야."
[확실히...]

그만큼 변종 인베이더들은 강했다. 전염성이라던지 물량이라던지 어느쪽이든. 생각해보라. 본래 인베이더는 1인 1개체다. 하지만 변종의 경우에는 1인에서 2~3개체 이미 수적으로 차이가 엄청나다. 물론 각 개체간에 상호연결되있는 관계로 한개체가 소멸하면 다른 두 개체도 모조리 소멸하지만 기본비가 1:3이란 것만으로도 상당히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어쨌든 상황파악 부탁해. 변동사항 있으면 연락해주고"
[알았다. 문지기 일족의 소녀여.]
"몇번이고 말한거지만... 다음부턴 이름으로 말해주길 바래."

한숨을 내쉬며 말하는 치사메. 하지만 이미 기계장군은 사라졌는지 대답은 없었다. 아직 새벽 3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며 치사메는 다시한번 잠을 청할까 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날의 꿈을 꾼 이상 잠을 청하기는 틀렸기 때문이다. 대신 옆에 놓여있는 노트북을 켜며 이지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았다. 투박하지만 내구성이 좋고 또 성능도 좋은 개조 노트북이었다. 그녀의 유산이랄까나...
어쨌건 지난 1년 6개월전에 있었던 사건에 의해서 수많은 헌터들이 인베이더화 되거나 그만뒀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수의 헌터가 남아있는 이지스 네트워크였다. 이지스네트워크를 관리하던 치사메는 문득 이지스네트워크의 연구개발부에서 보낸 메일을 볼 수 있었다. 내용은 폰을 대신할 차세대형 게이트 디바이스를 완성했다는것. 그리고 그 물건의 시제품을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치사메는 알았다고 답장을 보낸뒤 첨부파일로 온 세부 스펙을 확인해 보았다.

"흐음... 나름 괜찮은데?"

연구개발부에서 보내온 신형 게이트 디바이스의 성능은 상당한 것이었다. 일정 출력이 넘어서면 그대로 망가져버리던 기존의 폰 디바이스와는 달리 최대출력으로 몇번이상 게이트를 발현시켜도 멀쩡하다. 다만 3번연속 발현시 일정시간동안 휴식시키지 않으면 기존의 디바이스처럼 망가질 확률이 있었다. 그래도 교체없이 몇번씩 쓸 수 있다는 것은 전투에 있어서 전략적 폭이 넓어짐을 의미했다.
더구나 이 신형 디바이스의 경우에는 장갑형인지라 전투시 분실의 위험이 적고 자주쓰이는 폭렬, 전광, 현혹의 게이트는 정해진 손짓이라던가 단축키 같은 것으로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이게 1년반 전에 만들어 졌었다면..."

치사메는 연구개발부에서 보낸 시제품의 세부스펙을 보다가 엉뚱한 상상을 했으나 이내 웃음을 흘리며 상상을 그만두었다. 만약에 따위가 있어봤자 의미가 없으니까 말이다.




다음 날
난데 없이 학기 중 담임이 바뀌는 괴사가 일어났다. 게다가 바뀐 대상이 다름아닌 10살짜리 꼬맹이라는 점... 뭐, 이런 일은 치사메에게 있어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 중 하나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치사메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무시하고 있었던 이 사소한 일에 의해서 자신이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될지 말이다.
뭐 어쨌든 치사메는 학교를 마치고 적당히 학원도시 내를 헤메이고 있었다. 특별한 목적도 없었다. 단지 새벽에 꾸었던 그 꿀꿀한 기분을 풀기 위해서 돌아다니고 있을 뿐. 그러던 중 치사메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머리위에 생긴 그림자를 보았다. 올려다보니 같은반의 미야자키 노도카가 수많은 책들과 함께 허공을 날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책들과 노도카를 보며 치사메는 가볍게 읊조렸다.

"게이트 오픈-"

치사메가 발동시킨 게이트는 척력의 게이트. 과거 그녀의 선배였던 게이트키퍼인 미우씨의 도약의 게이트의 두개의 변종 중 하나였다. 치사메가 척력의 게이트를 사용하기 무섭게 떨어져지던 책과 미야자키 노도카의 추락이 멈추었다. 치사메는 노도카를 가볍게 받아들며 재빨리 게이트를 닫았다.
게이트가 닫히기 무섭게 책이 바닥에 떨어졌다. 물론 노도카의 경우엔 떨어지기전에 치사메가 받은 터라 문제가 없었다. 정확히는 없었어야만했다. 그녀가 게이트를 해제하고 노도카를 받기무섭게 위에서 올라오는 돌풍, 그리고 그녀의 허리쪽에서 느껴지는 상당한 충격-

"우갹?!"
"컥-"

대략 꼬마와 소녀의 비명과 함께 세사람은 광장 바닥을 굴렀다. 노도카는 깨어나기 무섭게 바닥에 흩어져있는 책들과 쓰러져있는 신임 선생님 네기 스프링필드와 같은반의 하세가와 치사메를 볼 수 있었다. 노도카는 놀라 일어난 후 네기와 치사메에게 사과하고는 재빨리 책을 줍고 사라져버렸다. 덩그러니 남겨진 네기와 치사메는 서로를 향해 물었다.

"네기 선생님. 당신 정체가 뭐죠?"
"치사메양, 혹시 마법사인가요?"

두 사람은 서로의 질문에 서로를 응시하며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날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네기 스프링필드는 자신의 학생인 하세가와 치사메의 방에 묵게 되었다. 물론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으나 어차피 무덤덤한... 만사에 관심이 없는 치사메였기에 다들 '안심(?)'하고 있었다.

"치사메양은 노트북을 많이 하네요. 뭘 하는건가요?"

네기의 질문에 치사메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네기 선생님, 세상 뒷편에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답니다. 네기선생님의 마법도 그중 하나지요. 그리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건 그 세상 뒷편의 일들 중 하나지요. 꽤나 추악한..."
"네?"

네기가 의아해하면서 되묻고 있을때 치사메의 옆에 있던 시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게이트의 일족이여-]
"히익?!"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네기는 화들짝 놀랬다. 치사메는 "아차-"하며 입을 열었다.

"이쪽은 내가 하고있는 일과 연관되어있는 이차원 존재인 '오리지널 인베이더' NO.SG04 기계장군이야. 종종 나올테니 놀라지 말라고."

기계장군에 대한 소개가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기계장군 쪽에서 네기에 대해 물었다.

[흐음, 문지기의 일족이여. 저 아이는?]
"내 담임 선생님. 10살이지만 말이야..."
[너희 문지기 일족과는 다른 힘이 느껴지는군.]
"마법사라더군."
[그런가... 참, 문지기의 일족이여 악마백작이 행동을 개시한듯 하다.]
"악마백작이?! 크흠... 위치는 대략적으로?"
[이곳 마호라 학원.]
"저기... 악마백작이 누구죠?"

갑작스런 네기의 질문에 기계장군과 치사메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NO.SG05 악마백작... 본래 오리지널 인베이더중 하나였지만 변종 인베이더에 의해 오염되어서 현재는 변종 인베이더 측에 있는 녀석이지."
[한때 본인의 친우였다만... 그것도 이제는 과거이야기지.]

갑자기 무거워진 분위기에 네기는 자신이 말을 잘못꺼냈나 전전긍긍했다. 전전긍긍해하는 네기 탓일까? 기계장군과 치사메는 평소보다 일찍 대화를 끝냈다.




수개월 후

"크아아악!! 네 이놈!! 문지기 일족의 잔재가!!!!!!!"

과거 최강최흉의 흡혈귀, 어둠의 복음. 에반젤린 A.K 맥도웰... 아니 그녀에게 들러붙은 변종 마스터 인베이더는 치사메에게 붙들린채 발악하고 있었다. 잔혹하기 그지 없는 미소를 짓고있는 치사메는 괴력의 게이트와 박격의 게이트를 동시에 사용하며 에반젤린을 다리 한가운데에 쳐박았다.
상상을 초월한 괴력에 에반젤린에 들러붙은 마스터 인베이더는 엄청난 괴로움을 호소했다. 치사메가 오리지널 인베이더를 쳐박은 마호라 대교는 이미 이 구간에 전체적으로 금이가 위태위태해 보일 정도였다.

"너는 말이지... 내가 진 후 습격했어야 했어. 이런 치졸한 짓거리를 하는게 아니라...!"

치사메는 다시한번 다리 깊숙히 에반젤린을 쳐박은 후 조금 거리를 벌렸다.

"게이트 오픈-!"

그녀의 나지막한 외침과 함께 푸른색 원이 그녀의 손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한껏 팔을 뒤로 젓힌 후 전개된 원을 치듯이 휘둘렀다.

"진공 미사일!!!!"

그녀의 외침과 함께 초압축 공기탄이 마호라 대교 구간 하나를 완전히 날려버렸다. 완전 폐허가 되어버린 그곳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하나의 반짝이는 보석뿐... 그 엄청난 광경을 본 네기는 경악과 두려움으로 범벅이 된 표정으로 치사메에게 물었다.

"저기 치사메양... 에반젤린은?"

네기의 질문에 치사메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반짝이는 보석을 주으며 말했다.

"이거야. 인베이더가 된 사람은 죽으면 이렇게 변하지."
"그런... 그럼 에반젤린은 죽은건가요?!"
"걱정 마. 지금부터 살릴거니까."
"네...?"
"게이트 오픈-!"

그녀의 손에서 순백의 빛이 일며 보석을 휘감았다. 그리고 빛은 점점더 커지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이내 사람의 형상을 완전히 갖추더니 빛이 사라지며 에반젤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에반젤린!"

네기는 되살아난 에반젤린을 보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에반젤린에 대해 엄청 걱정한 탓이었다.

"큭!!!"

에반젤린의 상태를 살피던 네기는 갑작스럽게 뒤쪽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고개를 돌리니 둥근 순백색 원에 의해 치사메의 왼팔이 사라지고 있는 장면이었다. 너무나도 경악스런 장면에 네기는 할말을 잃은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끝나기 무섭게 치사메에게 다가가 물었다.

"치사메양!! 괜찮은거에요?!"
"아아 별거 아니야. 애초부터 이 손은 의수였고..."
"그런 문제가...!!"
"뭐... 그래도 에반젤린은 구했잖아. 안그래?"
"그래도..."

치사메의 말에 네기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에반젤린을 살리느라고 자신의 한쪽팔을 희생시킨 치사메를 보며 네기는 가슴 한켠이 저려옴을 느꼈다. 치사메는 차차마루에게 에반젤린을 넘긴 후 네기의 부축을 받으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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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치사메가 게이트 키퍼라는 설정의 글입니다.

참고로 치사메가 지닌 게이트는 본래있던 부활과 반전인 소거를 제외하고도

척력, 인력, 안광, 칠흑, 질풍, 절단, 박격, 대지 이정도의 게이트를 지니고 있습니다.(부활과 소거를 제외하고는 전부 죽은, 혹은 은퇴한 이들에게서 넘겨받은 게이트)

뭐 이스즈처럼 폰 디바이스도 있지만...

참고로 현재 치사메의 상태는...

왼팔, 오른다리 의수, 의족상태. 왼쪽는 시럭 극단적으로 저하.

참고로 치사메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게이트 키퍼란 설정... 유키노씨도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말은 잃어버린지 오래....

그나저나 크로스한 물건이 물건인 탓인지

좀 암울하군요...

by 히무라 | 2010/01/31 22:49 | S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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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삼원색 at 2010/02/02 19:24
힘을 쓰는데 위험성이 없다면 완전 먼치킨이 되었겠네요.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0/02/02 19:31
그렇죠. 하지만 언제나 대가는 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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