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언밸런스]쌍둥이 소녀이야기

"릿쨩, 토키노- 어디있는거야?"

갑자기 안개속을 헤메이며 어린 소년은 자신의 친구를 찾기위해 외쳤다. 그렇게 외치며 한참을 돌아다니던 소년은 문득 안개속에 있는 한 건물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거대하기 짝이 없는 신사... 그리고 그 신사 정 중앙에있는 신주함 뒤에 한 인영이 정좌를 하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소년은 천천히 소녀를 향해 다가갔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기 위해서... 가까이 다가가니 인영의 모습이 좀 더 뚜렸하게 보였다. 신주함 뒤에 앉아있던 인영은 다름아닌 무녀복을 입은 소녀였다. 소년이 다행이다란 표정으로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순간 소녀의 눈이 뜨였다.
얼음장보다도 차가운 눈빛, 그 눈빛이 소년의 마음속 깊은곳까지 꿰뚫어보듯 소년을 직시하고 있었다. 소년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년의 공포에 아랑곳 하지않고 소녀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의 모든걸 보겠다는듯...

 


"으왓?!"

졸고있던 차기 학생회 회장 에노모토 치히로는 무척이나 요란하게 넘어치고 말았다. 그것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쌍의 눈동자 때문이었다.

"느긋하게 졸고 있을때가 아닐텐데요? 에노모토씨."
"아하하하하... 미안 카스미."
"알면 됐습니다. 일을 계속 하도록하죠."

카스미는 몸을 돌린 후 재빨리 매점의 물건들을 학생들에게 넘기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가히 신속이라 불릴만한 정도였다. 치히로는 그런 카스미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렸을적 키사라기 신사에서 우연히 만난 소녀와 닮은 키사라기 카스미. 키사라기 신사의 차기 시주기도해서 어렸을적 만난 그 소녀인줄 알고 처음에 말을 걸었으나 아니었던 탓에 무척이나 당혹해했던 기억이 그녀의 쌀쌀맞은 눈동자에 의해서 떠오른 탓이었다.

"어째서..."
"에노모토씨!"
"아, 미안미안."

카스미의 외침에 치히로는 재빨리 매점 가판대로 돌아와 판매를 계속했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차기 학생회를 멀리서 지켜보고있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현 학생회 회장인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드와 현 학생회 부회장인 키사라기 스즈였다.

"어때 회장? 3년만에 보는 치히로는?"

키사라기 스즈의 물음에 리츠코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10년지기라지만 그 소감에 대해 답하기엔 여러가지 의미로 힘들었다. 그런 리츠코의 행동을 보며 스즈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회장... 아니 릿쨩의 반응은 무척이나 간만에 본 탓이었다.

"3년간 주저했잖아. 슬슬 결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지만..."
"걱정마. 에노모토 치히로는 아직도 널 좋아하고 있으니까. 믿으라고."
"응..."
"그럼 가볼까? 그 다음엔 문서성 차관이랑 회담이 있으니."
"그랬지..."

두사람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선만큼은 에노모토 치히로를 조금이라도 더 담아두려는 듯 떨어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스즈는 갑작스럽게 죄여오는 가슴을 회장몰래 부여잡으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제발... 제발 빨리 고백해줘. 내가 진심이 되기 전에..."

그리고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부적'을 만졌다. 과거 치히로와 릿쨩과 헤어질때 만든 부적을...

 


"지독하네요 언니... 그렇게도 에노모토 치히로를 가지고 싶었던건가요?"
"카스미!!"

카스미는 어느새 자신의 언니 스즈의 주머니에서 몰래 빼낸 반쪽으로 나뉘어 있는 부적을 보며 중얼거렸다. 키사라기 신사의 차기 신주인 카스미인 만큼 그 부적의 정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의 운을 뺐어 가둔것... 그것은 주술중에서도 금기시 되는 주술이었다. 사람의 운명을 농락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것은 분명 사람의 운명을 농락하는 행위였다. 그런것까지 사용해서 에노모토 치히로라는 남자를 가지고 싶은 걸까?

"재미있네요. 언니를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니..."
"카스미...!"

스즈는 땅을 박차며 카스미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에게 빼앗긴 부적을 되찾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뺏은 물건을 순순히 돌려줄 만큼 성격이 좋은 카스미가 아니었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두사람의 공방이 시작되었다. 인간을 초월해있는 두 소녀의 공방은 이미 주위를 초토화 시키고 있었다. 키사라기 신사 뒤에 있는 공터였기에 망정이지 신사 내라거나 거리였으면 이미 희생자가 다수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
한참을 싸우던 카스미와 스즈는 이내 서로 물러서며 말했다.

"내놔 카스미!!"
"싫습니다. 언니가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나오는걸 보니 더욱 가지고 싶어졌습니다. 저 아무것도 아닌 에노모토 치히로란 남자를 말이죠."

그 말에 스즈는 안에서 뭔가가 툭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 고개를 숙인 스즈는 영력을 끌어올리며 외쳤다.

"와라 참설!"

스즈의 외침과 함께 숲 너머에서 한자루의 일본도가 날아왔다. 아무도 전해줄 만한 사람이 없건만 칼이 알아서 날아와 그녀의 손에 쥐여진 것이었다.

"진심인가요?!"
"울어라 참설!!!"
"큭...! 잔월!!"

스즈가 참설꺼내들기 무섭게 그녀도 자신의 애검인 잔월을 불러들였다. 잔월을 잡기 무섭게 카스미는 스즈의 참설을 맞닥들여야만했다.

 


"헤이, 스즈."

어느새 나타난 것을까? 보랏빛 머리카락을 지닌 남자가 카스미의 등뒤에 나타나 있었다. 정확히는 그녀를 껴안으려고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을 카스미는 재빨리 잔월로 상대를 날려버리는 것으로 무척이나 간단하게 해결해버렸다.
잔월에 걸려 날려진 소년은 수미터를 날아가더니 이내 날렵한 몸놀림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카스미를 보며 투덜거렸다.

"뭐야, 스즈가 아니었던거야?"
"동생인 카스미입니다. 명색이 언니의 약혼자면 언니와 저를 구분해 주셨으면 하네요."
"에엑?! 스즈씨의 약혼자?!"
"헤에...?"
"거짓말이지? 저런 꼬맹이가?"

카스미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놀라며 외쳤다. 겨우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꼬마가 현 학생회 부회장인 스즈의 약혼자라니...

"여, 꽤나 유쾌해 보이는 일행이네?"
"저와 같은 차기 학생회 멤버들입니다."
"확실히... 릿쿄인은 그런 학교였지?"

알렉스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차기 학생회 멤버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치히로를 보더니 천천히 다가가 치히로를 향해 물었다.

"네 이름은?"
"에... 에노모토 치히로인데..."
"헤에, 네가..."

알렉스가 뭔 말을 꺼내려 하기 무섭게 카스미의 잔월이 휘둘러졌다. 알렉스는 재빨리 피하며 그녀를 향해 총을 겨누어 쏘았다. 갑작스런 급전개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치히로들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알렉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다짜고짜 자신에게 잔월을 휘두른 카스미를 향해 외쳤다.

"뭐 하자는거지?"
"아까 하려고한 짓에대한 답례를 하는것 뿐입니다."

그 말과 함께 카스미의 전신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졌다. 알렉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리볼버에 총알을 채워넣었다.

 


"치히로!!"
"무사한건가 치히로?!"
"치히로...!"
"어라 깨어났나요?"

에노모토 치히로는 꿈에서 깨어나기 무섭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들을 보았다. 아키야마 토키노... 그녀 한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치히로는 옆에있는 안경을 쓰며 소꼽친구인 토키노를 향해 물었다.

"저기 토키노... 뒤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야?"
"엣-?"
"치히로 그게 무슨...?"
"치히로...!"
"저기... 절 아시나요?"

치히로의 질문에 모두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서...

"아하하하하하! 이거 정말 재미있게 되었네요. 토키노 한명을 제외하고 전원의 기억상실이라니."
"카스미!!"
"치히로..."
"저기... 왜 그런표정으로 절..."
"으흑-"

치히로의 물음에 리츠는 더이상 참지못하고 눈물을 흩날리며 양호실에서 나가고 말았다. 스즈는 잠시 카스미를 노려보더니 리츠를 따라 양호실을 나섰다. 결국 셋만 남게된 상황. 카스미는 갑작스럽게 뒤쳐나간 두사람이 나간 문을 부며 즐겁다는듯 미소를 지었다.

"우훗훗, 이걸로 한층 더 재미있게 되었군요. 그럼 재미를 위한 제반작업을 하러가 볼까요~"

유래없이 불길한 오라를 흘리며 카스미는 양호실에서 나섰다. 기억을 잃은채 어쩔 줄 몰라하는 에노모토 치히로와 아키야마 토키노를 양호실에 둔채 말이다.

 


"카스미...! 또 너의 짓이지!!"

키사라기 신사 한켠에 있는 집, 그 집 안에 있는 카스미의 방문을 힘껏열며 스즈가 외쳤다. 카스미는 무척이나 여유롭게 녹차를 마시며 갑작스럽게 나타난 스즈를 보며 말했다.

"어라, 무슨말인가요 스즈언니?"
"치히로의 기억과 알렉스와의 약혼 이 두개!!"
"어라, 저는 아무것도 안했답니다. 그저 치히로가 다시한번 삼도천에 빠지지 않도록 완전히 막은것 뿐이고 할아버지에게는 넌지시 말만 건넨것 뿐."
"카스미...!"

극렬하게 분노하고 있는 스즈를 보며 카스미는 찻잔을 내려 놓은 후 입을 열었다.

"언니, 언니는 어떤걸 택하실건가요?"
"무슨 말이지?"
"에노모토 치히로의 기억과 언니의 자유중에서."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즈는 여태까지 내뿜었던 살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엄청난 살기를 뿜어냈다. 만약 주위에 사람이 있었다면 그대로 심장마비에 걸려 죽을 만큼 엄청난 살기였다.

"살벌하군요 언니."
"죽고 싶은가 보구나 카스미... 내가 비록 키사라기 신사의 신주를 포기했다지만 키사라기의 음양도를 모르는건 아니다. 게다가 검술은 내가 더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을텐데?"
"더불어 신체능력도 저보다 '살짝' 더 뛰어나시죠."

마치 빈정거리는 듯한 카스미의 말투에 스즈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듯 영력을 끌어올리며 공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을 맞아줄 만큼 성격이 좋은 카스미가 아니었다. 카스미는 영력을 끌어올리며 스즈와 맞상대해 들어갔다. 사상 초유에 인간을 초월한 괴물 둘이 격돌한 이 싸움은 집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키사라기 신사를 반쯤 무너뜨리고서야 나타난 키사라기 신사 현 신주, 즉 키사라기 자매의 부모님에 의해서 진정되었다고 한다.

 


"스즈... 역시 치히로가 신경쓰이는거지?"

알렉스는 약혼식용 예복을 걸치고 있는 스즈를 보며 말했다. 스즈는 아무말도 하기 싫은듯 그저 고개를 돌린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스즈를 보며 알렉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스즈의 방을 나서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아참, 에노모토 치히로에게 편지를 보내놨어. 만약 우리들 약혼식에 그녀석이 찾아온다면 나는 무척이나 화가나서 약혼식을 파기할지도 모르겠네."
"어이... 너..."

스즈는 알렉스의 말에 놀란듯 그를 바라보았다. 알렉스가 지금한 말은 에노모토 치히로에게 편지를 보내 고의적으로 약혼을 파기 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난 말이지. 미소를 짓고있는 미녀가 좋아. 슬픔이 가득한 얼굴을 지닌미소녀는 아무리 곁에 둔다고해도 그저 마음이 아플뿐."
"알렉스..."
"그럼, 약혼식 전까지 그녀석이 도착하길 기다리자고."

그렇게 말을 하고 방을 나서는 알렉스, 우연히 알렉스의 말을 듣게된 카스미는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칫, 재미없게 되어가는군요."

카스미는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중얼거렸다. 이상했다. 여태까지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은적이 없었다. 언니를 대신해서 키사라기 신사의 차기 신주가 되었고 또한 약혼자도 언니에게 돌려버렸다. 하지만 릿쿄인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일이 많았다.
가령 제비라던가 에노모토 치히로라던가...
제비야 그렇다 치더라도 에노모토 치히로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건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다른이들 처럼 특별한 재능을 지닌 것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 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된적이 한번도 없었다.
솔직히 기억을 잃은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과는 심하게 거리가 먼 결과였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거지?!"

짜증이 났다. 바라는대로 되지 않는 에노모토 치히로에 대해서 엄청난 짜증이 치밀었다.

"역시 이 정도로는 안돼... 역시..."

카스미는 잠시동안 암울한 오라를 피우더니 이내 그곳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카미샤쿠지, 이탈리아까진?!"
"앞으로 10km 목적지까지는 20km가 더 남았지만 말이지."

카스미를 제외한 차기 학생회 멤버들 + 릿쨩은 야마다 제트에 올라탄채 이탈리아의 약혼식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물론 밀입국이긴 하지만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걸쳐서 들어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좀 더 속도를 올릴 수 없어?"
"이게 한계야. 그나마도 이탈리아에 들어가면 더 줄여야해"
"그런..."

그렇게 모두가 우려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을때 리츠코와 토키노의 안색이 변했다. 그것을 눈치챈 치히로는 두사람을 향해 물었다.

"왜 그래? 토키노, 회장"
"릿쨩."
"응, 왔어... 그녀가..."
"그녀라니?"

카미샤쿠지 렌코가 회장을 향해 묻기 무섭게 그들이 타고있는 제트기 엔진 한개가 파손되었다. 과열로인한 파손이 아닌 인위적인 파손... 그리고 저 멀리서 하나의 인영이 그런 제트기를 주시하고 있었다. 모두는 그 인영을 보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카스미인가!"
"위험하군... 야마다 전 무기개방! 전탄발사!!"
"예- 야마다 갑니다!"

야마다의 외침과 함께 제트기에 내장되어 있던 모든 무기가 쏘아져나갔다. 전부 흉악한 것들로 인간에게 쓸만한 무기들은 절대 아니었지만 애초에 키사라기 카스미는 인간 취급을 해도 될만큼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절(切)!"

카스미의 외침과 함께 제트기에서 발사된 모든 무기가 박살났다. 채 접근하기도 전에 말이다.

"역시 인간이 아냐...!"
"어쩌지... 이대로가면 가지도 못한다고!"
"그녀는 내가 막습니다."
"회장!"
"릿쨩!"
"스즈를 부탁해. 치히로."

리츠코는 재빨리 카미샤쿠지 렌코 특제 로켓추진기를 사용해 제트기에서 내린 후 카스미를 향해 돌진했다. 카스미는 제트기를 추락시키려 했으나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있는 릿쿄인학원 현학생회장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드가 무척이나 거슬렸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거슬리는거지? 단지 언니에게 보호 받고있는 철없는 회장일 뿐인데!"
"그건 네가 어린애기 때문이야."

어느새 도착한 것일까?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드는 학생회장 특유의 복장을 한채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카스미는 자신의 잔월을 고쳐쥐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제가 어리다고요? 그거 참 재미있는 말이군요. 솔직히 남자 하나때문이 이 난리를 피우는 당신들 보다는 훨씬 어른이라고생각합니다만."
"너는 그런 우리들보다도 어려... 감정도, 마음도..."
"왠지 화가나는군요."

카스미는 재빨리 리츠코에게 다가가 자신과 그녀의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 자신만의 생각이었다.

"어...?"

어느새 카스미의 명치에 리츠코의 팔꿈치가 틀어박혀있었다. 카스미는 너무나도 의외의 상황에 너무나도 당황하며 외쳤다.

"이... 이건 대체?"
"보여주지 키사라기 카스미... 너의 언니와 함께한... 그리고 너의 언니와 싸워온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드라는 소녀가 어떤 소녀인지 말이야."

평소 부끄럼을 잘타고 소극적인 그녀의 성격이 어딜 가버렸는지 그곳에는 하나의 강철을 담금질해 만든 거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차기학생회와 회장의 활약으로인해 키사라기 스즈의 약혼문제는 무사히해결되었다. 정확히는 무사히 해결 될뻔 했다가 옳은 대답이지만 말이다.

"어이, 에노모토 치히로라고 했던가? 남의 집안 약혼식을 망친 대가는 어떻게 치를 샘이지?"
"아하하..."

키사라기구미의 보스이자 키사라기 자매의 할아버지인 키사라기 츠토무는 자신의 애도이자 전국시대 이전부터 이름높은 명검 마사무네를 꺼내들었다. 스즈의 참설이나 카스미의 잔월보다는 격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유명한 검이었다.
츠토무의 기백에 질려버린 치히로는 그저 힘없는 웃음만 흘리며 조금이라도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할아버님!!"

갑작스럽게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명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키사라기 스즈. 현 학생회 부회장이자 현재 학교에 있어야할 소녀가 참설을 들고 나타난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스즈를 보며 츠토무는 재빨리 마사무네를 등 뒤로 숨기며 말했다.

"어... 어쩐일이냐 스즈? 아직 학교에 있을 시간이..."
"할아버님, 치히로를 납치해서 뭘 하는거죠?"

할아버지 앞임에도 불구하고 흉흉한 기세를 뿜고있는 스즈는 금방이라도 참설을 뽑을듯 손잡이에 손을 갖다대고 있었다. 자신의 손녀딸 스즈가 내뿜는 흉흉한 기세에 츠토무는 무척이나 식은땀을 흘렸다. 설마 자신의 손녀딸이 이렇게나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으며 저 녀석을 지키러 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탓이었다.
츠토무는 당황하며 스즈에게 말했다.

"아니... 네가 알렉스를 차고 선택한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궁금해서 말이다... 네가 내 조직을 물려받게 되니 네 남편이 될 사람이면 조직의 사람들이 그를 큰형님으로 모셔야 될거 아니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거짓말을하는 츠토무. 츠토무의 말에 스즈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으나 이내 얼굴을 털며 할아버지를 향해 외쳤다.

"저랑 치히로는 그런사이가...!"
"그럼, 그런 사이가 아닌데 남의 약혼을 멋대로 박살냈단 말이냐?"
"그... 그건..."
"에노모토 치히로...!"

갑자기 노했는지 키사라기 츠토무는 치히로를 향해 힘껏 일본도를 휘둘렀다. 스즈는 재빨리 참설을 꺼내들며 츠토무의 참격을 막았다. 츠토무는 힘껏 스즈의 참설을 내리눌렀다. 누가 뭐라해도 인간을 초월한 키사라기자매의 조부 답게 비록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은 스즈였지만 그런 스즈를 압도하고 있었다.

"결정해라 에노모토 치히로! 내 칼에 맞아죽던지, 아니면 스즈랑 결혼하던지!"

츠토무의 엄청난 기백에 치히로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렇게 얼렁뚱땅 스즈와 치히로의 결혼이 결정되어버리고 말았다.

 


결혼식이 결정되었지만 아직 나이가 안된터라 양가에서는 약혼식으로 합의(사실 이 합의도 엄청나게 혈전이었다.)를 보고 길일을 택해 약혼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에노모토 치히로의 보호자로서 참여한 에노모토 시노부는 대성통곡을 했으며 카부라기 유야와 그녀의 예전부하가 겨우겨우 진정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릿쨩을 비롯한 다른 학생회 사람들은 치히로를 째려보고 있었다. 치히로는 그런 학생회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전통복을 입은채 스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떨결에 하게된 약혼식이지만 그다지 거부감은 없었다. 어째서일까나...?

"기다리셨죠?"

전통복을 입고 들어오는 스즈를 보며 치히로는 자신도 모르게 스즈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스즈가 다가오자 치히로는 스즈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즈... 원하지 않으면 안해도 되는데..."
"아니, 내가 거절하면 치히로가 죽으니까... 게다가 난 치히로를 좋아하니까."
"스즈..."

미안한 감정을 느낀 치히로가 스즈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치히로는 눈을 번뜩이며 스즈를 바라보았다. 아니, 스즈로 변장하고 있는 키사라기 카스미를...

"넌..."
"카스미!!!!!"

치히로가 눈치채기 무섭게 무녀복을 입고 있는 한명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들고 있는 검은 참설, 그녀가 바로 본래 약혼식을 해야할 스즈였던 것이다. 스즈는 살기를 일으키며 재빨리 자신으로 변장하고 있는 카스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스즈를 본 카스미는 재빨리 치히로의 명치를 때려 기절시킨 후 약혼식장에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리츠코 큐벨 케텐크라드와 차기학생회 멤버들도 날아오른 두사람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결국 키사라기 스즈와 에노모토 치히로의 약혼식은 유야무야 되어버렸고 오늘도 에노모토 치히로는 그녀들 사이에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날 자신을 납치한 카스미가 한 말을 떠올리며 말이다.

'아직 끝내기에는 재미없잖아요? 아직 참전 못한 사람도 있으니 느긋하게 가도록 하죠. 졸업까진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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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랜시간동안 구상만 있었던 제비언 SS입니다.

무려 OVA판 키사라기 카스미와 TVA판 키사라기 카스미가 동시등장!

이름마저 같게할수는 없는지라 방울로 통일하고 각각이 스즈랑 카스미로 했습니다.

그외 회장성격도 OVA랑 TVA좀 섞어놨고...

하여간에...

치히로 넌 역시 여난의 상을 가지고 있어!

by 히무라 | 2009/04/20 11:11 | SS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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